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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죽은 것 ㅣ 찰리 파커 시리즈 (오픈하우스) 1
존 코널리 지음, 강수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내가 요즘
공들여 읽고 있는 소설 장르가 스릴러인데 한정된 시간에 읽을 책 중에서 최종 선택하는 것은 보통 입소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차원에서 올 하반기 들어 자주 리뷰를 읽게 되는 책들은 할런 코벤의 <아들의
방>과 지금
여기서 소개하는 책,
존
코널리의 <모든 죽은
것>
이다.
한
때는 구입까지 고려했던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어서 총알은 적립했다가 데뷔작이 맘에 들면 곧 나올 시리즈 9편
<무언의
속삭임>을
신간으로 구입할 계획까지 세웠다.
"나는
그녀를 갈망했지만,
그건
늘 내 종족의 약점이었지,
우리의
죄는 교만이 아니라,
인간을
향한 욕망이다."
<모든
죽은 것>.
듣던
대로 굉장히 잔인하다.
시작부터
전직 경찰 찰리 파커의 아내와 어린 딸이 연쇄 살인범 "떠돌이"에
의해 난도질당한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시신훼손
정도가 정말 아닌 게 아니라 인체해부도 +
설치미술
정도의 하드고어적인 표현 수위를 보인다.
지금껏
읽었던 스릴러 중에서도 끔찍함이 급을 달리하는데 다행히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였던 터라 속이 잠시 울렁거리는 정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야기는
30년
전에 한 마을에서 일어났던 아동연쇄 납치와 살인사건이 후대에 다시 일련의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찰리가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죽은 줄 알았던
당시 범인과 조우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가족의 원수인 "떠돌이"를
추적하는 과정,
전,
후반부로
나뉘는데,
개인적으로는
전반부의 미스터리한 느낌이 더 맘에 든다.
작가
존 코널리는 시리즈의 첫판부터 피해자를 주인공 가족으로 설정하는 초강수를 던지는데 향후 시리즈에서는 이 사건을 끊임없이 변주될 주인공의
트라우마로 삼기 위해 의도적인 구상일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후속편에서도 "떠돌이"를
능가하는 살인마를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들었다.
이
소설을 악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살인마 "떠돌이"는
지옥도 에녹서와 의학교재에 나오는 신화 속의 인체해부도를 바탕으로 예술작품을 자신이 창조하고 있으며,
세상을
인류의 커다란 제단으로 이해하고,
본보기로
삼아야겠다는 뒤틀린 신념으로 등장한 바이러스 같은 존재이다.
이렇듯
보편적인 사고로는 그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최강 살인마 "떠돌이"를
잡기 위한 찰리의 끈질긴 집념 끝에 후반부에서는 흡사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과
같은 유형의 범인의 정체를 우리는 만나게 된다.
하지만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은 의외로 허술한 단서 때문에 다소 맥 빠지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전반부부터 계속 이어지던 마피아 조직 간의 세력다툼과 가는 곳 마다 엽기적인 살인에
의한 시신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집중력이 저하되어 버린다.
여기까지가
찰리 파커 시리즈 1탄
<모든
죽은 것>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이다.
계속
단점만 늘어놓은 것 같은데 지적이며 심오한 문체와 독특한 정서 등은 여타 스릴러와는 차별화되는 강점도 있어 필독시리즈 대열에 즉시 올려놓진
않겠지만 차기작(9편)
<무언의
속삭임>을
통해 외면 대신 기회를 다시 부여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