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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홍콩 - 시간에 갇힌 도시와 사람들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21년 4월
평점 :
야경이 예쁜 나라로 내 머릿속에 기억되있던 홍콩이 지금은 독재에 맞서는 치열한 국가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홍콩의 과거를 토대로 현재를 조망하고 있는 이 책에서, 심심지않게 나오는 홍콩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독서 계기
분위기가 좋았어서 또 여행 가고 싶은 나라로만 생각했는데, 최근 시위를 보면서 역사도 궁금해졌고 홍콩 자체에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어떤 나라인지 궁금하다.
문화혁명이 시작되었다. 중국 관영지인 '인민일보'는 사회를 좀먹는 괴물과 악마를 공격하라고 학생들을 부추겼다. 그러자 아직 생각이 다 여물지 않은 학생들이 혁명의 나팔수가 되었다. (49~50쪽)
독재자들의 특징인가보다. 아직 사상이 완전히 정립되지않은 학생들을 만만하게 보고 꼬셔서 자기들 창으로 쓰는 행위가 구역질나게 역겹다.
"우리에게 중국은 목에 걸린 생선 가시 같은 거야. (중략) 내가 어른이 되면 홍콩은 중국이 되어 있을 거라는데, 그럼 변하는 거잖아? 지금과는 달라질 미래가 늘 불안했어." (83쪽)
이 감정을 내가 감히 어떻게 헤아린다고 할 수 있을까... 글로만 읽는데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날 오후 8시 15분에 열린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광장으로 나간 사람은 식민주의의 향수를 느끼러 온 관광객들뿐이다. (100쪽)
하는 짓이 진짜 밉상이다. 조선총독부 폭파 전에 많은 일본인들이 향수를 느끼기위해 관광왔던게 생각난다. 영국이나 일본이나 어쩜들 그렇게 하는 꼴이 똑같은지
훗날 도널드 창은 "점진적인 진보의 작은 결실이라도 만들고 싶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민주계는 개혁의 주도권이 도널드 창에게 넘어갈 것을 우려해 반발했고 중국도 겉으로는 마지못해 수용하는 태도를 취했으나 속으로는 개혁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122쪽)
가운데 끼면 애매한 게 양쪽에서 다 욕을 먹는다. 이게 지금 시위 전 민주주의 노선을 탈 마지막 기회였던 것 같아서 너무 아깝다.
친중국계 의원들은 입을 모아 폭도를 색출해야 한다고 외쳤고, 민주계 의원들은 폭력을 용납할 수는 없지만 경찰이 먼저 폭력을 휘둘렀고 시위대는 그것에 저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82~183쪽)
약자가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사용하는 폭력과 강자가 권력을 견고히 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폭력은 비교 선상에 놓을 수 없을 만큼 다르다. 전자는 처절한 몸부림이고 후자는 개짓거리다.
"기자라고 했죠? 이 동네를 좀 보세요. 여기는 아파트촌인데도 약국과 금은방만 있어요. (중략) 이건 다 중국에서 온 사람들을 위한 가게예요. (후략)" (중략) 그들은 홍콩의 금을 쓸어가서 집에 쌓아놓거나 뇌물로 사용한다. (200쪽)
이렇게 생활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내가 봐도 지긋지긋한데, 당사자인 홍콩인들은 얼마나 치가 떨릴지...
이제 홍콩에서 의원에 출마하려면 '후보 출마 자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중국이 후보자의 애국심과 준법정신을, 다시 말해서 후보자가 얼마나 중국을 잘 따르는지 직접 심사한다는 뜻이다. (305쪽)
미쳤구나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네
감상
중국의 독재에 저항했지만 잠시 무너진 홍콩이 꼭 다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길 희망한다. 지금의 시련이 후대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민주주의 사회에 사는 걸 당연하게 느꼈는데, 우리나라도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지 지금 홍콩의 상황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꼭 성공하여 본인들이 원하는 모습의 홍콩에 살았으면 좋겠다.
오픈소스 시위가 인상 깊었다. 본인들도 힘들 텐데 다른 나라까지 도와주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아시아에 독재에 맞서 싸우는 나라가 많은 현실이 슬펐다. 모두 이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