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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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책을 덮고 든 생각은 "진짜 뭐 이런 책이 다 있지?" 였다. 이야기가 납득이 가는데, 충격적인 전개라 책장을 덮고 멍하게 앉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스포일러, 후기를 보지 말고 읽는 걸 강력 추천한다는 글을 봤는데 왜 그런 글을 남겼는지 알겠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태도 처음 접하는 거라 새로웠다.


 읽으면서 계속 어안이 벙벙했던 책은 처음이다. 중반부까지는 그럭저럭 읽었는데, 중반 무렵이 지나면 이야기가 휘몰아친다. 하나의 반전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른 게 튀어나온다. 물론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마지막 장이었다. 반전에 놀랄 때마다, 뒤에 장수가 더 남아있다는 게 충격이었다. 이야기가 친구의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어디가 실제인지 궁금하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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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 가기 싫어요
소년사진신문사 지음, 강물결 엮음, 기타하라 아스카 그림, 가와사키 후미히코 감수 / 다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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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를 알고 있거나 의심이 되는 경우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으며, 아동복지시설과 아동보호 전문 기관 종사자, 교직원과 학원 종사자, 의료인과 구급대원 등은 즉시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라는 말이 무색하게 신고를 한 후의 대처가 당황스럽다. 보통 신고를 해도 아이들을 갈 곳이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들었다. 그런 경우 보호자는 더 심한 학대를 하고 아이들은 입을 영영 열지 않게 된다. 신고할 의무를 지키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건 신고한 후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기관이나 시설, 제도라고 생각한다.



집에 가기 싫은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저 아이들을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을까?, 아니 저런 아이들의 존재를 눈치채기나 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점점 개인화되는 사회에서는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적당히 거리 두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대당하는 아이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다. 가정 학대를 일단 멈추기 위해서 아이와 보호자를 분리하는 게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치료가 필수적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아이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누리며 사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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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홍콩 - 시간에 갇힌 도시와 사람들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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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경이 예쁜 나라로 내 머릿속에 기억되있던 홍콩이 지금은 독재에 맞서는 치열한 국가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홍콩의 과거를 토대로 현재를 조망하고 있는 이 책에서, 심심지않게 나오는 홍콩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독서 계기

 분위기가 좋았어서 또 여행 가고 싶은 나라로만 생각했는데, 최근 시위를 보면서 역사도 궁금해졌고 홍콩 자체에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어떤 나라인지 궁금하다.



문화혁명이 시작되었다. 중국 관영지인 '인민일보'는 사회를 좀먹는 괴물과 악마를 공격하라고 학생들을 부추겼다. 그러자 아직 생각이 다 여물지 않은 학생들이 혁명의 나팔수가 되었다. (49~50쪽)

 독재자들의 특징인가보다. 아직 사상이 완전히 정립되지않은 학생들을 만만하게 보고 꼬셔서 자기들 창으로 쓰는 행위가 구역질나게 역겹다.



"우리에게 중국은 목에 걸린 생선 가시 같은 거야. (중략) 내가 어른이 되면 홍콩은 중국이 되어 있을 거라는데, 그럼 변하는 거잖아? 지금과는 달라질 미래가 늘 불안했어." (83쪽)

 이 감정을 내가 감히 어떻게 헤아린다고 할 수 있을까... 글로만 읽는데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날 오후 8시 15분에 열린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광장으로 나간 사람은 식민주의의 향수를 느끼러 온 관광객들뿐이다. (100쪽)

 하는 짓이 진짜 밉상이다. 조선총독부 폭파 전에 많은 일본인들이 향수를 느끼기위해 관광왔던게 생각난다. 영국이나 일본이나 어쩜들 그렇게 하는 꼴이 똑같은지



훗날 도널드 창은 "점진적인 진보의 작은 결실이라도 만들고 싶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민주계는 개혁의 주도권이 도널드 창에게 넘어갈 것을 우려해 반발했고 중국도 겉으로는 마지못해 수용하는 태도를 취했으나 속으로는 개혁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122쪽)

 가운데 끼면 애매한 게 양쪽에서 다 욕을 먹는다. 이게 지금 시위 전 민주주의 노선을 탈 마지막 기회였던 것 같아서 너무 아깝다.



친중국계 의원들은 입을 모아 폭도를 색출해야 한다고 외쳤고, 민주계 의원들은 폭력을 용납할 수는 없지만 경찰이 먼저 폭력을 휘둘렀고 시위대는 그것에 저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82~183쪽)

 약자가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사용하는 폭력과 강자가 권력을 견고히 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폭력은 비교 선상에 놓을 수 없을 만큼 다르다. 전자는 처절한 몸부림이고 후자는 개짓거리다.



"기자라고 했죠? 이 동네를 좀 보세요. 여기는 아파트촌인데도 약국과 금은방만 있어요. (중략) 이건 다 중국에서 온 사람들을 위한 가게예요. (후략)" (중략) 그들은 홍콩의 금을 쓸어가서 집에 쌓아놓거나 뇌물로 사용한다. (200쪽)

 이렇게 생활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내가 봐도 지긋지긋한데, 당사자인 홍콩인들은 얼마나 치가 떨릴지...



이제 홍콩에서 의원에 출마하려면 '후보 출마 자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중국이 후보자의 애국심과 준법정신을, 다시 말해서 후보자가 얼마나 중국을 잘 따르는지 직접 심사한다는 뜻이다. (305쪽)

 미쳤구나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네



감상

 중국의 독재에 저항했지만 잠시 무너진 홍콩이 꼭 다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길 희망한다. 지금의 시련이 후대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민주주의 사회에 사는 걸 당연하게 느꼈는데, 우리나라도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지 지금 홍콩의 상황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꼭 성공하여 본인들이 원하는 모습의 홍콩에 살았으면 좋겠다.

 오픈소스 시위가 인상 깊었다. 본인들도 힘들 텐데 다른 나라까지 도와주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아시아에 독재에 맞서 싸우는 나라가 많은 현실이 슬펐다. 모두 이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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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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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까지 갔더니 세 사람 다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당장 하루하루 눈앞에 놓인 일이 아니라 미래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음이 달달해지는 이야기였다. 길거리에 파는 솜사탕 같은 아니 어쩌면 그 주변에 흩날리는 솜사탕 부스러기 같은 딱 그 정도.



우리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었고 그래서 내게 벌어지는 일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회사 일'이었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웃기는 일도, 화나는 일도, 통쾌한 일도, 기가 막힌 일도. (30쪽)

 회사에 별 흥미도 없는데 일상이 온통 회사로 채워지는 게 참 슬퍼 보였다. 직장인들이 왜 그렇게 취미를 찾아 헤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냥 앞에서 기죽은 척해주고 네네, 하고 고분고분한 척만 하면 된다. (중략) 그런데 나는 꼭 비꼬고 싶었고, 한마디 덧붙이고 싶었다. 팀장이 자신의 무능함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 눈앞에 들이밀어 보여주고 비웃고 싶었다. (61쪽)

 와 사람 심리 묘사 개쩐다. 누가 내 속마음을 글로 적어놓은 줄 알았다. 밉상인 나이 많은 사람을 만났을 때, 딱 이 심정이다.



또 언니는 마론제과에 들어오기 전에 다니던 첫 회사의 퇴직금을 전부 주식에 부었다가 반 토막을 낸 경험이 있다. (중략) 가끔 저녁을 먹으러 가는 회사 근처 백반집 텔레비전에서 투자했던 회사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언니는 전에 없이 상스럽게 욕을 해댔다. '쥐벼룩을 놔도 뛸 장에 저 혼자 바닥을 쳐 뚫고 앉아 있는 개잡주'라면서 (88쪽)

 표현력미쳤엌ㅋㅋㅋㅋ내 심정...^_ㅠ주식 투자하다 많이 잃은 게 본인 경험인지 주변 사람한테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저 표현을 얘기한 사람 상당한 금액을 잃은 것 같다. 혹시 작가님의 상상력에서 나오신 거면 창의력이 감탄스럽다.



감상

 작가님이 사람 심리 묘사를 참 잘하신다. 내 속마음을 글로 옮겨놓은 듯한 부분을 많이 봤고 그 외에도 감탄이 나오는 묘사들이 여럿 있었다. 전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어보진 않았는데, 제목에 왜 감정이 들어가는지 벌써 알 것 같고, 기대된다. 꼭 읽어봐야겠다.

 탁월한 심리묘사 덕인지 세 사람의 급변하는 감정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와닿았다. 사실 보통은 노동 없이 번 돈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잘 없어서 이 책에서도 모두 함께 빚더미에 앉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작가님이 왜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정하셨을까 고민했는데, 이 삭막한 사회에 이 정도 달달함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

 책을 덮은 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지송이, 다해, 은상 언니의 이름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거 보면 작가님이 인물묘사를 참 잘하신다는 게 다시금 느껴진다. 여전히 그들이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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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양주연 지음 / 디귿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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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등산에 가는 주변 친구들이 늘었는데, 왜 그들이 산에 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책이었다. 내가 등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날이 올지 몰랐는데, 생각을 조금 변화 시켜 준 책이었다.



여전히 일상은 변함없이 무르고 약하지만 이제는 하루가 무너질 때마다 '얼른 산에 가야겠다!' 생각한다. 뚜벅뚜벅 산길을 오르내리며 부서진 멘탈을 주섬주섬 주워서 원상복구 시킨다. (6쪽)

 무르고 약한 일상을 지탱해 줄 무언가를 나도 찾고 싶다. 지금은 책이 비슷한 역할을 해주는데, 임시도피처일 뿐이지 지탱해주지는 않아서 아쉽다.



중간에 낀 사람이 힘들어서 속도가 느려질라치면 "속 재료 이탈한다! 엄마 빵이랑 거리가 멀어진다!" 쩌렁쩌렁 외치며 속 재료로 하여금 발걸음을 빨리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48쪽)

 개웃곀ㅋㅋㅋㅋ표현이 너무 귀엽다. 이렇게 재밌는 등산이라면 가 볼만...할까...?



종종 일을 하면서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 내가 깔딱 고개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에베레스트 등산을 하고 있는 엄홍길 대장이다. 여긴 히말라야 정상 전 깔딱 고개다"라고 세 번쯤 중얼거려보자. 신기하게도 일이 잘된다.  (63쪽)

 등산을 통해 배운 걸 일상에 적용하며 점점 발전하는 작가님의 모습이 멋있다.



먼저 내려가시라며 길을 비켜주고 있는데 뒤따라오던 친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가방에서 티셔츠를 꺼내주는 것이 아닌가. 내려오는 아저씨들이 내 가슴 한 번, 얼굴 한 번 다 쳐다보고 가더라고. (66쪽)

  우웩. 대가리에 똥이 찬 인간들. 행동, 말투 하나하나 구리다.



감상

 내 행복은 네모.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주로 책장을 펼친다. 근데 결국은 다시 현실로 돌아올 걸 알아서 요즘은 책장 열기도 버거운 순간들이 많다. 작가님에게 등산이 그렇듯, 다시 돌아왔을 때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일을 나도 꼭 찾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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