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하면서도 평범한 엄마와 함께하는 따뜻한 이야기

30점짜리 엄마 1
다카기 나오코 지음, 박주영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9월

아르테팝에서 <30점짜리 엄마>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작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어진 책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어딘가에 있음직한 그런 엄마 이야기이다.

방판하면서 머리를 저렇게 뽀글뽀글하게 한 엄마.

그래서 화장을 안 한 날에도 화장품 냄새가 어렴풋이 나는 엄마이다.

언니인 노조미와 나 인 고다마가 보는 시각은 엄청 해맑다.

읽다보면 아이들의 시각, 아이들의 엉뚱함, 그리고 엄마의 허술함(?)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소짓게 된다.

엄마는 러스크, 빵테두리를 튀긴 걸 잘하고 ㅋㅋㅋ

딸의 학교준비물을 깜빡해서 허둥지둥 만들어내고

이상한 정체모를 국을 만들어내고 ㅋㅋㅋ

어찌보면 평범한 엄마같고 어찌보면 태평한 엄마간은 오묘한 엄마다.

엄마의 야심작? 네코키치! 요 고냥이 인형은 아이들의 장남감이기도 하는데

완전 귀염귀염하다. 완소템인데 나도 언젠가 저런 인형하나 만들어서

누구에게도 없고 보기만해도 어린시절이 생각나게 하고 싶더라.

저 네코키치는 마론인형(바비인형) 떄문에 꼬리를 다치기도 하는데

귀여운 고다마가 나중에 네코키치 미안해 하면서 울먹거리는 거 보면 귀엽기도 하고

이런 걸 보면서 혼내지 않고 뒤에서 바라보는 엄마를 보면 참 대단하기도 하더라.

약간의 허술한 대인배 같은 느낌이랄까?

매일 아침마다 자전거로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두 여자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

이런 엄마와 가족들의 이야기는 진짜 읽을 때마다 흐뭇흐뭇한 느낌이 들어서 따뜻한 만화책이었다.

종이재질도 하얗고 적당히 도톰해서 넘기는 맛도 있다는~!!

p.s. 맨 뒤에 네코키치와 작가의 어린시절 사진이 있는데,

실제보다 네코키치가 덜 귀여워서 ㅠㅠ 아쉬웠다.ㅋㅋㅋ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내 사랑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

사랑책 - 오직 사랑, 사랑만이 필요합니다
장상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0월

오직 사랑, 사랑만이 필요합니다. 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사랑책>

책 제목 그대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게다가 예쁜 일러스트들도 같이 담겨있어 더 사랑스러운 책:D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도 들어있고, 유명한 책이나 영화, 실화 등에서 갖고 온 이야기도 있다.

거의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의 총집합인 듯한 책!

얼마 전 읽었던 <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라는 책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위의 책은 약간의 심리학적인? 자신의 성향을 분석하는 듯한 책이었는데,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나의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책이었다.

좀 재미있는 부분은 우유부단한 사랑에 대해 쓴 부분인데

우유부단한 사람을 길들일 생각 말라고, 이런 사람은 비극이자 재앙이라는 저자의 단호한 말이 있다.

우유부단함의 대명사로 햄릿을 보지만, 사실 햄릿이 아닌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알프레도가 그렇다고 한다.

그의 연인 비올레타는 모든걸 잃고 나서야 임종순간에 나타난 알프레도에게 한 마디 말을 받는다.

그게 그녀의 사랑에 대한 대가라고 … 우유부단한 남자는 여자에게 독이라는 단호한 한마디.

그리고 영화 <러브스토리>의 명대사로 일컬어 지는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예요.” 라는 말

그 말은 상대방에게 미안하다고 할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상대방이 아무리 상처를 줘도 다 포용해주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난 이 말을 단순히 포용을 의미한 걸로만 이해 했는데,

미안하다고 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 이라는 첫 의미가 어쩌면 더 맞는 의미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소설 속엔 다양한 인물들이 있고 이 인물들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 사랑을 빗대어 볼 수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이런 점을 잘 캐치해서 우리에게 다양한 사례를 들어 사랑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책 한 권을 다 읽으면 이것 저것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엿볼 수도 있고 종종 읽고 싶은 책도 생긴다.

다 읽지 않더라도 이야기 하나씩 골라 읽는 재미도 있으니

자기 전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 하나씩 읽고 잠자리에 들고 싶다면 <사랑책> 추천이다J

하쓰미의 매력에 빠져 간접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책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이용덕 지음, 양윤옥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8월

아르테에서 또 괜찮은 책 하나가 나왔다.

이 욘도쿠의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이다.

제목과 표지만큼 죽음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 책이 아니라

관능적인 묘사를 담으면서 간접적으로 독자로 하여금

현재 우리네 삶을 적극적이면서도 무기력하게 벗어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음... 적극적이면서도 무기력하다는건 주인공 하쓰미와 도쿠야마의 행보때문이랄까...

불타오르고 어딘가 사회의 모습에 적대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제3자의 입장에서 관망하는 그런 모습이

저런 표현을 하게 만든 것 같다.

줄거리는 삼수생으로 이자카야에서 일하며 공부하던 도쿠야마가 동료들과 함께 간 단란주점에서 하쓰미를 만나고

하쓰미와 함께 지내면서의 행보를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카페에 앉아서 반 정도만 읽고 가야지 했던 책이었는데, 읽다보니 술술 읽혀서 다 읽어버렸다.

백치미 있어보이면서도 똑똑하고 화술에 능하고 매력있는 하쓰미를 도쿠야마입장에서 보면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듯 책에 빠져든 것 같았다. 

하쓰미는 그로테스크 한 것들에 관심이 많다. 도쿠야마와의 첫 관계가 있던 날, 그녀가 읊조린 것들은 인간의 잔혹한 모습들.

그녀가 읽어주는 걸 나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흥미롭기도 하고

이렇게 인간이 잔인한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과거의 마녀사냥, 대량학살, 귀족들의 무자비함 등은 비단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 방법만 달라졌지 지금도 비슷하게 이어져오고 있다.

옛날에 비해 요즘은 좀 나아졌으니까 참아야 한다, 라는 건 고려하지 않아도 돼요.

고통스럽고 비참한 건 지금이나 옛날이나 다를 게 없거든요.

한순간에 불타서 살해되느냐, 오래오래 천천히 그슬리며 살해되느냐, 그 차이뿐이죠

p.71

그런 것들은 그녀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조금 관망하는 눈치로 이해랄까?

인정하는 눈치다.

대량 학살에는 그 지역의 문화가 반영되거든요 p.80

그리고 우리는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고

타협으로 오래살아 비굴하고 추해지는 건 싫어한다.

그래서 '죽음' 을 얘기하기도 한다.

죽읍시다. 동반자살, 그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 방법이에요.

유일한 방법, 제대로 존재할 수 있는 삶의 방식.

p.164

그런 그녀의 모습을 도쿠야마는 변태적성향을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어느새 그녀의 '변태적 성향'에 영향을 받게 되고 그렇게 변해갔다.

*

도쿠야마는 지극히 무기력한 현대인의 모습이랄까

특출난 건 없고 그렇다고 엄청 노력하는 건 아니고 유혹에 빠지기 쉽고

그런 그의 입장에서 하쓰미의 '변태적성향'에 빠지는 건 간접적으로 마음이 편해진다.

하쓰미에게 빠져도 '나'는 아무 문제는 없고 빠지는 '도쿠야마'의 인생을 간접체험하면서

뭔가 한편으로는 무겁던 심정이 좀 내려가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할까나?

작가가 말했듯이

약해진 사람이 베갯머리에 놓고 되풀이해서 읽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내가 그랬으니까요.

p.308

약해진 사람이 두고 읽으면 그 약해진 마음을 책으로써 풀어내고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드는 책이었다.

나 역시도 읽으면서 하쓰미의 관능적인 매력에 아무 걱정없이 빠져버리고

그녀가 내뱉는 말에 동의하면서 자연스레 그 무기력함에 동화되버린다.

그러면서 난 심적으로 걱정을 하면서도 편한 상태가 되어버리니

작가는 쓰고싶었던 소설을 제대로 써낸 것 같다 ㅎㅎ

*

재미있으면서도 읽은 후 마음 한편에 얹힌 부분이 풀어지는 매력있는 책이었다.

고령출산에 대한 이야기와 지식이 적절히 녹아든 입문서!

43세에 엄마가 되다
야마모토 메구미 글, 스기우라 유 그림, 박주영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8월

>

식중독인가 해서 병원갔더니 임신이라는! 늦깎이 신부의 임신생활 이야기:D

사실 임신이라는 것이 어느 나이에나 새롭고 어렵고 힘들 것이다.

근데 '고령' 출산은 더 어렵다는 속설을 실제 이야기를 통해 간접체험을 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43세에 엄마가 되다>

이 책은 단연코 임신 후 출산과정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령임신-출산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

난 지금까지 나이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종종 고령임신은 산모에게도 위험하고 아기에게도 안좋다는 얘기 정도만 들었을 뿐이었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젊은 산모에 비해서 상당히 제약되는 부분이 많다는 걸 간접체험할 수 있었다.

일단 아기를 낳는 곳을 찾는 것만 해도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야 하고 ㅠㅠ

유산의ㅡ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변인에게 알리기에도 조심스럽다.

우선 아기가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기의 위험여부를 바로 확인하고 치료해 줄 수 있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아야한다.

이 부분은 정말 고령출산인 분들에게 좋은 팁일 듯 하다.

없다면 기존병원에서 추천병원, 소견서 등을 받아서 방문하면 훨씬 수월해진다고 한다.

이 부분까지는 신경쓰지 못했는데, 아기를 낳는 병원부터 문턱이 높다는 게 의외였고

나 역시도 나중에 이런저런점 다 확인해서 병원을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쁜 임신소식을 유산의 위험때문에 쉽게 발표하지 못한다는 점이 고령출산의 아픔인것 같았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산모가 진행해야 할 부분

어린이집이라든지, 출산전 검사, 친구에게 알리는 타이밍, 자기만의 시간 갖기 등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도움이 될 이야기 들이 담겨있다.

*

이 책이 단순 만화책이 아닌건, 각 챕터마다 마지막 부분에

산부인과병원 부원장의 Q&A가 담겨있어 실질적인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고령출산자가 갖을 의문, 걱정들을 저자도 똑같이 했기 때문에 그 점을 만화속에 쉽게 풀어넣어

가볍게 읽기만해도 걱정되는 점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아기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나에게도 엄청 유용하게? 사전에 이미지화 시킬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실제 아이를 가진 산모들이라면 특히 고령산모라면 더더욱 와닿고 실질적인 도움이되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쉽게 읽히는 인스턴트 라면의 전기 그리고 기업가정신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라면은 한끼 식사 대용으로 딱! 이고 기호식품으로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먹기도 한다.

나도 종종 비빔면이 땡기면 비빔면을 먹고 얼큰한 국물이 땡기면 일반 라면을 끓여먹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은 라면의 종류와 맛도 정말~~ 다양해져 입맛에 맞게 골라먹기 좋다.

요즘 라면값이 올라서 예전에 비하면 저렴한 한끼 대용식사는 아니지만

여전히 라면은 '밥'을 대신함과 동시에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 식품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런 라면은 어디가 원조일까 궁금해지는 게 한국인이라면 인지상정! (어렸을 때, 난 한국이 원조인줄 알았지만;;)

분명 일본이 원조일 거 같긴 했지만 일본보다 더 대중적으로 우리나라에 퍼진건 어떻게 이뤄진것인지

국내에서 라면을 우리에게 처음으로 알려준, 대중화시킨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라면은 어떻게 개발되었을 지 속속들이 쉽게 알려주는 책이 바로 요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이다!

이 책은 다른 OO의 역사 와 같이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은 아니다.

약간 전기같기도 하고, 소설같기도 한 쉽게 읽히는 라면에 대한 책이다.

현재의 (인스턴트)라면을 개발한 묘조식품의 오쿠이 기요스미 & 한국에 라면을 데리고 온 삼양식품의 전중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라면의 개발 과정과 전중윤 사장이 어떻게 라면을 한국에 가지고왔는 지를 얘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매 챕터에 있는 이미지 들(라면 끓이는 과정을 도식화한 이미지)은

일본의 오쿠이 사장과 한국의 전중윤사장이 협력하여 결국 하나의 라면을 만들어낸 듯한 암시를 준다.

이 책은 단순히 라면이 어떻게 우리나라로 건너왔는지에 대한 것 뿐 아니라,

기업가정신 그리고 한일 양국 수교의 한 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하다.

잘 다니던 제일생명 이사자리를 박차버리고 나와 굶주리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전중윤

그리고 이윤이 목적이 아닌 널리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힘듬을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은 익히 페이스북에서 돌아다녔던 '삼양라면'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물론 이 책에선 약간의 전기적인 표현으로 좀 과장된 느낌으로 상황을 설명한 부분이 좀 많지만 ㅎㅎ

그걸 감안하고 읽더라도 그런 결단을 내린 것, 그리고 이를 실천해 내는 과정과 그 '정신' 은 가히 배워야 하는 자세같았다.

더불어 묘조식품의 오쿠이 사장이 자신의 노하우를 한국기업에게 전수해 준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기계값만 받고 별다른 로열티 없이 무상으로 전격 지원해 준다는 조건이었다.

글에서도 이런 다시 이런 조건의 계약은 없을 거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가 이런 파격적 계약을 한 이유에는 일본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한국전쟁의 영향이 컸고 이렇게라도 도와주는게 도리라는 생각이었다.

요즘같은 시대엔 기대할 수 없는 생각이지만, 당시 그들은 사람에 대한 믿음 그리고 도리를 생각한 사람들이었다.

이런 점들은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게 하고,

그들의 마인드는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이윤을 떠나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 <라면이 바다를 건넌날> 은 단순히 라면에 대한 책이 아니라

책 뒷표지에 적혀있는 "이 책의 조리법" 처럼 다양한 점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① 라면의 유래와 지식,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②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경영 멘토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③ 한일 양국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④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고 싶은 분께 심리적 위안을 줍니다.

⑤ 다 읽고 난 후에는 라면 냄비 받침대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