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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한 논어, 21세기에 답하다 - 알기 쉽게 풀어쓴 ㅣ 알기 쉽게 풀어쓴 동양철학 시리즈 2
푸지에 해설, 이성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패악을 부린 청년의 이야기, 자기 아이를 만진다고 욕을 한 젊은 엄마의 이야기, 신문엔 悖倫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도리는 지켜야 한다는 것이 범인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인간관계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공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아닐까. 논어 읽기, 고전 읽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CEO들의 조찬 모임에서도 고전읽기가 붐이라고 한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도 논어에 대한 상찬이 잇따르고 있다.
그 어느 나라보다 오랫동안 유학을 숭상하고 대의명분의 근거로 받들어온 대부분의 사람들이겐 공자님 말씀 몇구절 정도는 쉽게 읊조릴 수준 높은 나라이다. 言行一致 知行合一 君君 臣臣 父父 子子 夫夫 婦婦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국격이 낮은 것은 아닌가 싶다. 대통령에서부터 식자층,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기본을 지키지 않는 일들이 일상화되어 오늘도 내일도 신문지상엔, TV 뉴스엔 미소지음보다 얼굴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넘쳐난다.
사람이 모범을 보이면 아랫 사람이 본을 받는다.(上行下效)
윗 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다.(上靑下靑 上濁下濁
孔子曰 其身正 不令而正 其身不正 雖令而不從
자신의 행동이 바르고 단덩하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행하게 된다.
자신의 행동이 바르고 단정하지 못하면 아무리 명령을 내려도 따르는 사람이 없다. 子路 第三十
君仁莫不仁 君義莫不義 君正莫不正
군주가 어질면 어질지 않은 사람이 없고,
군주가 의로우면 의롭지 않은 사람이 업고
군주가 바르면 바르지 않을 사람이 없다 孟子
명쾌한 논어 21세기에 답하다란 문구에 21세기를 버겁게 건너고 있는 나에게 인생의 지혜를 말해 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논어를 다시 접하게 된다.
배움의 길, 군자의 도리, 깨달음의 이치, 리더의 자질, 인간관계의 가치, 인생의 의미, 소인배의 척도란 주제로 논어를 분류하여 67강에 담은 책엔 공자님과 제자들의 대화, 학자들의 새로운 해석 들을 버무려 또렷하게 각인시키고자 하였음에도 나는 공자님이 버린 4가지 습관을 버리지 못했기에 허투루 책을 읽어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소싯적 한문 공부를 하라는 부친의 권유를 흘러 듣고 요즘 세상에~란 단견으로 천착을 아니했다는 후회막급으로 고전을 자주 읽고는 있으나 言行一致 知行合一의 경지엔 다다르지 못해 군자가 아니라 소인으로 살고 있음을 자주 반성하게 된다.
공자가 버린 네가지 습관
1.無意 주관적인 추측을 하지 않는다.
2.毋必 함부로 결심하지 않는다.
3.毋固 자기 견해를 고집하지 않는다.
4.毋我 자기 잘난 척을 하지 않는다.
"주관적인 추측을 하고, 함부로 결심하며,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면 자기 잘난 척을 하게 된다. 자기 잘난 척을 하게 되면 사사로운 비밀이 생기고, 사사로운 비밀이 생기면 감추게 된다. 주관적인 추측을 하지 않고, 함부로 결심하지 않으며.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지 않으면, 자기 잘난 척을 하지 않게 되고, 자기 잘난 척을 하지 않으면 공적인 것이 생겨나고, 공적인 것이 열매를 맺으면 분명한 것이 된다." - 사마천의 평 161p
己所不欲 勿施於人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仁, 德, 恕, 誠
인간관계의 황금율이라는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말라는 성경은 물론 다양한 고전에도 대부분 언급되고 있다. 요즘은 백금률의 시대라고도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해주어라. 역지사지의 마음이 충만하다면 인간세상의 다툼도 인상 찌푸릴 일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글로 보면 어렵지 않은 일이나 행동으로 옮기고 내면화하기가 어려운 것이라. 읽을때 마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당대엔 한번도 제후의 간택을 받지 못한 유가의 가르침이 한나라를 거치면서 중국은 물론 동북아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 또한 인간, 인간관계의 기본을 강조한 때문은 아닌가 싶다.
上士聞道, 勤而行之; 中士聞道, 若存若亡; 下士聞道, 大笑之, 不笑不足以爲道
상등의 지식인은 도를 들으면 부지런히 실행한다.
중등의 지식인은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한다.
하등의 지식인은 도를 들으면 깔깔대며 비웃는다.
조소를 받지 않는 도는 도라고 할 수 없다. (노자 도덕경 41장 19쪽)
지혜로운 사람은 도를 들으면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평범한 사람은 도를 들으면 어리둥절해하며 핵심을 깨닫지 못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도를 들으면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치부하며 조롱과 멸시를 일삼는다. 그러나 만일 어리석은 사람드르이 조소를 받지 못한다면 그 도는 진정한 도라 할 수 없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라.
朝聞道 夕死可矣의 경지는 바라지도 못한 수준이지만 처럼의 인생이 아니라 답게의 인생을 살고 言行一致 知行合一를 지향하고 父父 子子 夫夫를 제대로 지키고 산다면 나처럼 살지 마라는 우리네 부모님들의 말씀이 아니라 나처럼 살아라라고 최후의 一言을 남기고 떠날 수 있지 않을까?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기본은 지키기 어렵다. 기본이 지켜질때 가정은 물론이고 회사, 나라가 평안해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논어에 닮긴 가르침을 우리 모두가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남이 아니라 바로 나부터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명쾌한 논어를 통해 공자님이 일갈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