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하는 여자
김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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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다 읽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으니 평균보다 오래 걸렸다.

바느질하는 여자를 읽는 동안 세벌의 옷을 얼추 만들었다.

물론 누비바느질을 한 것은 아니다. 나는 책속의 엘리자베쓰양장점 여자처럼 미싱으로 옷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고작 세벌의 옷을 만들고 나서 시침핀에 여러번 손을 찔려 여기저기에 상채기가 났다.

이 이야기는 바느질 하는 여자들의 상처투성이 손이 말하는 이야기다.

분명 그럴것이라고 예상하고 고른 책이다.

나는 분명 김숨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바느질도 좋아하고, 여자들의 이야기도 좋아하는데.

이 이야기는 왠지 거리감이 부쩍 느껴졌다.

생동하는 감정들은 죄다 주변인물들에만 입혀져 있고,

정작 어머니와 금택, 화순의 감정들은 와닿지 않거나, 이해할 수 없거나, 이해 했더라도 외면하게 된다.

구구절절한 여자들의 인생들이 모여있어 기분좋게 읽을 수가 없었다.

다만, 천을 뚫는 바늘 소리. 그것이 환청처럼 툭툭 들려왔는데.

그건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 진짜 오만가지 감정이 왔다갔다 하는 독서였다.


2016. Mar.

어머니의 단골들을 통해 금택이 깨달은 것이 있다면 고정 불변하는 인생은 없다는 것이었다. 인생이 그녀들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또한. 단독으로 흘러가지 않고 여러 인생과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흘러간다는 것 또한. - p.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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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6-03-2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요. 보는동안 영 답답했어요~

hellas 2016-03-29 19:5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한숨쉬며 답답해하다가 또 툭툭 바늘이 천을 뚫은 소리가 들리면 헤~ 하고 좋아하길 반복하면서 읽었네요. ;ㅂ;
 

이십 시간 전 그가 잠실 롯데를 .ㅋㅋㅋㅋㅋ

아무도 몰랐다면. 상당히 문제 아닐까요?

영상 보고싶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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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ㅣ 창비시선 393
안희연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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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지 기분이 묘하다.

이젠 제법 여럿인 연하의 시인들.

그 시들을 차곡차곡 받아먹는 기분이란게.

그들도 나와 동시대를 살며 똑같은 시간의 흐름속에 있는데

어째서 나는 아직 애같은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면서. ㅎㅎㅎ



접시와 접시 사이에는 또 다른 접시가 있고
식탁 위에는 이인분의 음식이 차려져 있지만
나는 내가 한사람이라는 것을 믿는다 - 하나 그리고 둘 중

고양이 하나를 맡겼을 뿐인데
우리의 여행은
되돌아가기 위한 여행이 되었다
우리는 떠나온 적도 없고 서로를 버린 적도 없다고 말해야 했다 - 탁묘 중

2016. Mar.

접시와 접시 사이에는 또 다른 접시가 있고
식탁 위에는 이인분의 음식이 차려져 있지만
나는 내가 한사람이라는 것을 믿는다 - 하나 그리고 둘 중

고양이 하나를 맡겼을 뿐인데
우리의 여행은
되돌아가기 위한 여행이 되었다
우리는 떠나온 적도 없고 서로를 버린 적도 없다고 말해야 했다 - 탁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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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들의 집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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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계간지에 연재가 되다가 만 작품이라 궁금했다.

사라져 있던 순간들 어떤 이야기들이 덧붙여졌는지.

사실 그 시기가 그랬다.

어떤 죄도 없을 아이들이 한꺼번에 그들의 가족을 떠난 시기였다.

그런 마음의 부침이 작가의 글에서도 느껴진다.

피난민의 피를 매일매일 펌프질 하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 쓸쓸하다.

그렇지만

그 쓸쓸함에 딸려오는 뒷맛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해야겠다.

나는 지금 좀 더 행복한 이야기를 읽어야 할 것 같다.

2016. Mar.

이 연못으로 밤새 커다란 바람이 불어갔어요. 아침이 되자 겨우 잠잠해졌답니다. 바람이 지금 어느 쪽으로 몰려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 p. 140

하지만 사람을 받아들이는 일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요. 자동차 충돌사고와는 성격이 다른 일이니까요.
다르죠.
나로서는 그게 오랫동안 닫혀 있던 국경을 개방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하자면 외부와의 경계가 사라지는 일이죠. 동시에 누군가의 전 인생과 맞닥뜨리는 일이기도 하고요.
윤정은 관계의 엄중함과 두려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 p.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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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 - 영국식 잉여 유발사건
오언 존스 지음, 이세영 외 옮김 / 북인더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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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다보면 짜증과 혈압이 동시에 상승하게 되는 극사실주의 논픽션.

우경화는 이제 뭔가 특이한 현상이랄수 없게 되었고,

그렇기에 차별과 계급주의를 반대하는 나만의 스탠스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이슈들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찾아서 읽게 된 책.

답답한 현실은 영국이나 한국이나 인것인지.

실례로, 영국의 정치인 중에도 저소득 국가지원 의존 계층의 강제불임을 시행해자고 했던 똥멍청이가 있다니,(이게 뭐 왕정시대, 산업혁명같은 시대의 발언이 아니고 2008년의 발언이었음)

이 나라 일부 똥멍청이 정치인들이 유별난 돌연변이가 아닌것에 감사라도 해야한단 말인가...

입 맛이 쓰다.

2016. Mar.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태도를 바꿔달라는 책이 아니다. 계급편견은 계급을 통해 깊게 분열된 사회의 본질적인 면모다. 결국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편견이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편견이 뿜어져나오는 연못인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중.

한때 노동계급이 공개적으로 경멸당하지 않고 후원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디즈레일리는 노동계급을 `대리석 속의 천사`라고 불렀다. `지구의 소금`이라는 말은 그들을 가리키는 또 하나의 비유어였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은 차브라고 불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 지구의 소금에서 지구의 쓰레기가 된 것이다. - p. 103

노동계급을 악마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잔인하도록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들을 악마화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그리고 극도로 불평등하게 이뤄지는 부와 권력의 분배를 사람들이 지닌 가치와 능력을 공정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합리화하는 것.... 오직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교의는 특정한 노동계급 공동체들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 전반에 적용된다. 그것이 빈곤이든 실업이든, 혹은 범죄이든 관계없이 그것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부서진 영국(Broken Britain)에서 희생자들은 자기 자신들 말고는 탓할 사람이 없다. - p. 270

자신의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설명할 서사를 빼앗긴 사람들은 다른 논리를 찾고 있다. 무거운 책임을 추궁받는 것은, 대처가 벌인 계급전쟁에서 승리한 부유층들이 아니다. 수백만 노동계급의 좌절과 분노는 그 반격의 칼 끝을 이민자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 p. 325

극우의 부상은 더욱 큰 위기를 예고하는 하나의 징후다. 그 위기란 노동계급의 대표성 위기다. 정치의 영역에서 축출되고, 정체성이 파괴되며, 사회 안에서 누려온 권력이 축소되고, 그들의 관심사가 외면받고 있음을 생각할 때, 국민당 같은 정당에 투표한 노동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수도 있다. 많은 수의 노동자들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고 투표를 거부하며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또다른 다수의 노동자들은 탐탁하지는 않지만 차악으로서 노동당에 투표하고 있다. 우익 포퓰리즘의 부상과 대중의 정치적 소외, 비관주의와 냉담함은 영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위기에 처한 것은 노동계급의 미래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위태롭다. - p.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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