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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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간헐적 연재?를 할 때부터 팬이었다.
너무 귀여운 고양이 묘사에 출간을 목빼고 기다리길 어언 2년여.

늦은 만큼 예상보다 두툼한 볼륨으로 나온 마당 냥이들 이야기.

고양이 표현이 너무 찰떡같아 보는 내내 미소.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길에 사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2019.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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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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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이 무너지고, 기쁨은 사그라지고, 경험은 같아지고, 욕구는 좌절되는 과정(14)에 있는 우리를 분석하는 글.

서문만 읽어도 기운이 쪽 빠지는 어떤 좌절감을 선사한다.
시장의존도 높은 세계에서 자본가가 아닌 채로 살아가는 이의 좌절?


- ‘현대화 된 가난’은 과도한 시장 의존이 어느 한계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가난은 산업 생산성이 가져다 준 풍요에 기대어 살면서 삶의 능력이 잘려나간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풍요 속의 절망이다. 이 가난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창조적으로 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데 필요한 자유와 능력을 빼앗긴다. 그리고 플러그처럼 시장에 꽂혀 평생을 생존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게 된다. 현대의 이 새로운 무력함은 너무나도 깊이 경험되는 것이라 겉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우리 시대에는 일상 언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지금까지 만족스러운 행위를 표현 할 때 쓰던 말은 대부분이 동사였지만, 이제는 오로지 수동적 소비를 하도록 고안된 상품을 가리키는 명사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예컨대 전에는 무언가를 ‘배운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학점 취득’이라 말한다. 여기에는 개인과 사회의 자아상에 깊디깊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반영되어 있다. - 8

- 어느 한계를 넘어 대량 생산 상품에 과도하게 투입되면 필연적으로 인간을 ‘가난하게 만드는 부 impoverishing wealth’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이 가난한 부는 함께 나눌 수 없을 만큼 희소한 부이거나, 한 사회의 가장 힘없는 사람에게서 자유와 해방을 빼앗는 파괴적인 부이다. - 17

- 나의 관심사는 현대화 된 가난이 인간에게 끼치는 직접적이며 구체적인 결과이며, 그것을 견뎌내는 인간의 인내이며, 이 새로운 비참함에서 벗어날 가능성이다. - 15

2019.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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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수집 미학 - 한 미술평론가에게 다가온 우리 골동품
박영택 지음 / 마음산책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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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소소한 아름다운 것들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어루만지고 계셔서 즐겁게 읽었다.
쉽게 변하지 않는 어떤 열정.:)

단정한 서탁이 하나 가지고 싶어진다.
꼭두를 꼭 하나 가지고 싶다는 마음도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아... 떡살도 가지고 싶다.
이런 저런 갖고 싶다!라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독서.

다채로운 유물들을 세세히 들여다 보는 맛이 있고
글 또한 맛있다.

- 대부분의 토기 잔 손잡이는 부드러운 유선형으로 되어 있는데 반해 이 잔만은 기하학적인 선으로 마감되어 있다. 바로 이 선 때문에 이 토기 잔은 다른 토기 잔과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 그만큼 이 직선의 맛이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 생각해보면 모든 좋은 작품에는 결국 결정적인 선이 있다. 그것이 모든 조형의 본질이다. - 44

- 시유 단계에서 손놀림을 이용하여 무늬를 만드는 것을 흔히 ‘환을 친다’고 표현한다. 환을 치는 것은 무늬를 낼 뿐 아니라 표면의 유약을 부분적으로 닦아내어 옹기의 통기성을 높이는 역할도 하는데 하여간 이 환치기로 그려진 자국은 속도감있고 즉흥적이고 생동감있으며, 몸이 기억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그려낸 자유분방한 무심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절묘한 추상화가 아닐 수 없다. - 107

- 직선이 단호하게 지나간 이 무늬는 장수와 해로 빛을 상징하는데 이는 오래 살기뿐만 아니라 악귀로부터 피하기를 원하는 의미이자 악신을 멀리하고 선신을 맞이하려는 샤머니즘 신앙의 표현이라고도 한다. 사실 기하무늬 중에서 이 무늬야말로 가장 단순한 무늬이자 원초적인 장식일 것이다. 가장 매혹적인 아름다움은 이처럼 정직하고 순수하면서도 단호한 맛이 있어야 한다. 삶 또한 그럴 것이다. - 237

- 만약 진정한 수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딱 한점만 소장하라는 것이다. 그 전에 박물관이든, 소장자든 빼어난 기물의 소장처를 찾아다니면서 충분히 눈으로 익혀야 한다. 비로소 그 이상의 기물이 나타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눈앞에 영혼을 흔드는 일생일대의 기물이 나타나면 혼신을 다해 그 한 점을 소유하면 된다. 수집 인생은 그것으로 완성된다. 두 점 부터는 무거운 짐이다. 낭비에 불과하고 탐욕이었음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 (전기열, 조선 예술에 미치다 중) - 241

- 한 인간의 시간과 육체적 노동의 강도를 온몸으로 각인하고 있는 연장들은 그래서 감동스럽다. 그것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노동하는 존재란 사실을, 이 세상에 나와 자신의 육체를 굴절시켜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임을 발화한다. - 283

2019.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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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가 썩는 나라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14
최승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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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세태를 말하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일이며 시.

- 시가 시시한 시대일수록
시시하지 않은 시를 써야 한다. - 시인의 말

- <추운 날>
자라 한마리
머리를 감추고
바위에 엎드려 있다

온 우주가 겨울이다

2019.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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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 중요한 것들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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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 딱히 관심이 없던 어슐러 르귄, 주제 사라마구의 글에 자극받다.ㅋㅋ

보통이 아닌분, 이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당연히 이분은 보통 분이 아니시기에.

고양이 파드에겐 맥없이 항복하고 마는 노작가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빈틈없고 신랄하기 이를 데 없다.

즐거운 읽기.:)

- 미래 세대의 삶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 상황을 생각하면 이상한 선택지들이었다. 당면한 관심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 우파가 집착하는 관점에서 걸러진 ‘테러리즘’이나 ‘효과적인’ 이민 정책, ‘민주주의’의 ‘수출’ 따위를 늘어놓다니. (이 ‘민주주의의 수출’은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국가를 침략할 때 그들의 사회, 문화, 그리고 종교를 파괴하는 방식의 완곡한 표현일 것이다.) 아홉 개나 되는 보기 중에 기후 불안정이나 국제 정치, 인구 증가는 커녕 산업, 오염, 심지어 민간 기업에 의한 정부 통제나 인권 혹은 불평등, 빈곤 등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 16

- 우리 고양이에게 나의 허벅지와 종아리 사이의 공간을 점령당하느라 완전하고도 지극히 바쁘다. 그 무엇도 여가 시간이 아니다. 나는 시간을 남겨둘 수가 없다. 다음 주면 여든 하나가 된다. 내게는 남겨둘 시간이 없다. - 20

- 대놓고 정치적 불관용을 저지른 단체에게 정치적 불관용에 대한 이야기로 상을 받으면 수치스러울 것 같아서 네뷸러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직전에 후보 명단에서 빠져나왔다. 그러자 협회가 전화를 걸어와 사실은 내 작품이 수상작이니 기권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높은 윤리적 고지를 정하고 고상한 척 하는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완벽한 아이러니를 만난 내 상은 그렇게 차점자인 아이작 아시모프, 냉전주의자들의 늙은 추장에게로 넘어갔다. - 99

- 예술은 흑과 백, 남성과 여성, 미국인과 비 미국인이라는 관념들보다 거대하다. 인간은 불필요하게 재단된 인종, 젠더, 혹은 민족이라는 틀 안에 딱 맞게 나누어지는 존재가 아님에도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경솔하게 규정짓는다. 문학이 그러한 구조를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오해다. 문학은 오히려 그러한 구조를 타파하는 경향을 가진다. 문학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방시켜주는 영역이다. - 112

- 경쟁력의 미덕이 무엇이든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훌륭함보다 위대한 훌륭함을 가질 권리를 주장하는데 경계심을 갖도록 사회적으로 훈련돼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남성들이 당연한 권리처럼 자신들의 영역이라고 믿는 분야에서 남성과 성공적으로 경쟁을 하는 여성은 그로 인한 대가를 치를 위험을 무릅쓴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 분야에서 성공적인 경쟁을 펼쳤다. 그녀는 최초이자 가장 효과적이었을 처벌을 가까스로 피한다. 그녀 사후에 문학 작품 목록에서 제외된 것이다. 하지만 8-90년이 흐른 지금도 속물근성과 병약함이라는 혐의로 여전히 그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폄하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한계와 신경증은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알려진 만큼이나 유명하다. 하지만 그의 병증은 천재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울프에게 들렸던 그리스어로 지저귀는 새소리는 그녀가 병든 여자라는 걸 증명할 뿐이었다. - 115

-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은 허구의 맥락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에게 “현실성을 가지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한편으로 체제 전복적인 표현이다. - 130

- 페미니즘은 이어지고 있고,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여성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여성들끼리 혹은 남성과 함께 일하는 곳 어디에나 자리잡아야 한다. 페미니즘을 통해 여성과 남성이 모두 남성적 가치의 정의에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특정 성에 배타적이기를 거부하며, 상호 의존성을 지지하며, 공격성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와해시켜야 한다. 또한 항상 자유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 162

2019.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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