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상을 확고하게 제시하려는 일종의 세뇌 교과서.
헌신, 희생이라는 덕목을 여성에게 지우려는 윤리관.

‘왜 여성의 삶은 남성처럼 충만하고 자유롭지 못한가?‘ 라고 작가 스스로 질문하면서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9세기의 여성 작가가 쓴 소설에 너무 큰 변혁을 바라는 것도 모순이긴 하지만.
조는 유사아들을 역할에 충실하고 다른 자매들 역시 여성의 덕목들을 하나씩 잘 수행하고. 가족들은 가난에 허덕이지만 주변의 빈자를 돌보는 기독교적 정상가족을 모습을 보여준다.

메그의 남편이 어리고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메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쩌면 동시대 남성 작가들보다 더 구태한 당시의 여성관을 서술하는 부분에선 내가 이 시절에 왜 이런 얘기를 읽고 있나 싶기도 했다. 여성 작가가 여성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루려는데 필수불가결하게 쓸수밖에 없었으리라는 생각을 굳이 해보게 된다.

현모양처, 본받을 만한 어머니, 우애 좋은 자매들, 존경받는 남편, 사회적인 의무를 중요하게 여기는 부자 이웃. 모두 교과서같은 캐릭터다. 와중에 재미도 찾을 수 있니 당시로써는 훌륭한 건전소설이긴 하다.

독자들이 반응에 반발해 조를 로리가 아닌 다른 남성과 엮어 주려는 작가의 고집스러움은 웹툰 댓글에 반발하는 작가와 비슷한게 아닌가 싶다. 정말 생뚱맞고 고약스러운 커플링이라고 생각했다.

- 돈을 벌려면 남자들은 일을 해야하고 여자들은 결혼을 해야 하지. 정말 끔찍하게 불공평한 세상이야. - 299

2021. dec.

#작은아씨들 #루이자메이올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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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ㅣ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인 에어의 미스터리한 인물 앙투아네트(버사)에 대하여.

그 인물이 간절하게 바르게 읽히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서문, 해제, 해설 등등을 권두에 싣는 걸까? 아니면 읽기 전 김빼기인가?
독자가 나중에 읽으셔도 됩니다라고 하지말고 그냥 권말에 배치하는게 어떨지.

태어난 곳, 생활의 기반이 되는 곳에서는 흰 바퀴벌레로 불리고, 본토에서는 크리올일뿐인, 어디에서도 이방인인 사람, 소수자의 서사.

크리스토핀의 적극적인 보호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지만 앙투아네트를 둘러싼 적의와 적의, 그 속에서 도망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자기만 아는, 자신은 피해자라는 역겨운 자기연민에 빠져 있는 로체스터라는 우매한 남자가 남편이 된 시점에서 이미 앙투아네트는 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에 갇힌 것. 크리올 상속녀인 여성과 결혼해, 영국법의 힘으로 아내의 재산을 자신에게 귀속시키고, 아내를 경멸하고 무시하며 ‘버사‘라는 전혀 생뚱맞은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등, 정신적 학대를 일삼는다. ‘너의 말과 정신, 행동이 이성적이지 않으므로 내가 가르치려는 것이다‘라는 논리.... 정작 비이성에 휘둘려 정신줄 놓은 것은 누구인지.

여성 이야기이며 식민지 담론 이라는 작품 해설이 적확하다.
로체스터라는 인간을 뒤집어 보는 좋은 시각이다.

- ‘영국 사람들 중 어느 누가 우리 문제를 이해 하겠어.‘ 나는 생각했다. - 57

- 아가씨, 어서 일어나 옷 입으세요. 이런 사악한 세상에서 여자가 살아남으려면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내가 말했지요. - 147

- 당신들과 이곳 유색인종들 사이에서 나는 내가 누구이며, 어디가 내 나라인지,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내가 왜 태어난 것인지 궁금 할 때가 많아요. - 149

- 버사는 내 이름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나를 부르는 것은 나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만들려는 거지요? 그것도 오베아예요. - 208

2021. dec.

#광막한사르가소바다 #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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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브로크 - 부서진 마음들이 서로 만날 때
진저 개프니 지음, 허형은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초반에 교화를 핑계로 방치된 말들이 나왔을 때는 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아름다운 성장 서사다. 아이들만 성장하는 건 아니니까.

마음이 제대로 자랄 기회를 놓쳤던 사람들이 다시 마음을 추스려 일어서는 모습은 왜 감동적인지 나이를 먹어서일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이미 큰 행운임을 아는 조교사의,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회복과정을, 의심을 갖고 지켜 보고, 겪어내는 일들은 수행적인 면이 있다.

- 언어는 빼앗길 수 있다. 소실될 수도 있다. 도둑질 당할 수도 있다. 단절되기도 한다. 언어는 생득권이 아니다. 모두가 자기 말을 남에게 들려줄 기회를 갖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소리를 낼 형편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 274

- 열린 그릇이 되려고 해 봐. 스승 중 한 분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더 많이 열려 있을수록 말들도 제 마음을 더 전하려고 할 거야. - 340

2021. dec.

#하프브로크 #진저개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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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터 Littor 2016.8.9 - 창간호 ㅣ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너무 뒤늦게 읽어서 민망하게도 ˝뉴노멀˝을 말하고 있는 호다.

구병모 작가와, 종현의 인터뷰도 있었네.

이 때도 청년이 사라졌다(19) 난리난리였는데 그러고 보면 늘 있는 이슈. 더 이상 한겹의 세대는 없다 라는 말, 언제인들 한겹 이었을까. 정세랑 작가 인터뷰어로의 느낌도 좋았다.

2021. dec.

#릿터2016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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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쇼팽 - 시인의 영혼 ㅣ 거장이 만난 거장 2
리스트 (Franz Liszt) 지음, 이세진 옮김 / 포노(PHONO)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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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역시 위대한 음악가이면서 쇼팽 연주자로 손꼽히는 리스트의 쇼팽 찬양가.
절친한 친구가 소개하는 쇼팽 이야기.

화려한 수식어들이 현란하게 펼쳐지는데 예술가의 감정 충만 그 자체랄까. 쇼팽에 대한 정보도 많지만, 좀 주책스러운 덕질 같은 감성이다.

그리고 당연하게 그 시대의 예술가는 역시 후원자의 역할이 대단히 큰 것 같다.

- 우리는 쇼팽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 전혀 새로운 표현, 독창적이면서도 지적인 화성 조직과 마주치지 않을 수 없다. 쇼팽의 작품에서 대담성은 늘 정당화된다. 풍성함, 아니 화려함조차도 명쾌하기만 하다. 그의 독특함은 바로크적인 기묘함으로 퇴행하는 법이 없다. 세세하게 끌로 다듬지만 결코 도를 넘지 않고, 장식음을 풍성하게 써도 주선율의 우아함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들 속에는 음악적 스타일을 다룸에 있어서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할 만한 조합이 넘처난다. 과감하고, 눈부시고, 매혹적인 이 조합들은 심오함을 우아함으로, 수완을 매혹으로 위장한다. - 15

- 나는 연주회에 적합한 사람이 못된다네. 청중이 위협적으로 느껴지거든. 그들의 숨결에 질식할 것 같고, 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 경직되고, 그 낯선 얼굴들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 84

- 쇼팽이 사려 깊은 침묵, 습관이 된 중립적 태도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단 하나였다. 그는 예술을 위해 싸울 때만은 평소의 신중한 자세를 버렸다. 예술은 그가 어떤 상황에서나 딱부러지게 자기 견해를 피력하는 유일한 주제였다. - 130


2021. dec.

#내친구쇼팽 #프란츠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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