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브 - 영국식 잉여 유발사건
오언 존스 지음, 이세영 외 옮김 / 북인더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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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다보면 짜증과 혈압이 동시에 상승하게 되는 극사실주의 논픽션.

우경화는 이제 뭔가 특이한 현상이랄수 없게 되었고,

그렇기에 차별과 계급주의를 반대하는 나만의 스탠스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이슈들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찾아서 읽게 된 책.

답답한 현실은 영국이나 한국이나 인것인지.

실례로, 영국의 정치인 중에도 저소득 국가지원 의존 계층의 강제불임을 시행해자고 했던 똥멍청이가 있다니,(이게 뭐 왕정시대, 산업혁명같은 시대의 발언이 아니고 2008년의 발언이었음)

이 나라 일부 똥멍청이 정치인들이 유별난 돌연변이가 아닌것에 감사라도 해야한단 말인가...

입 맛이 쓰다.

2016. Mar.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태도를 바꿔달라는 책이 아니다. 계급편견은 계급을 통해 깊게 분열된 사회의 본질적인 면모다. 결국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편견이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편견이 뿜어져나오는 연못인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중.

한때 노동계급이 공개적으로 경멸당하지 않고 후원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디즈레일리는 노동계급을 `대리석 속의 천사`라고 불렀다. `지구의 소금`이라는 말은 그들을 가리키는 또 하나의 비유어였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은 차브라고 불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 지구의 소금에서 지구의 쓰레기가 된 것이다. - p. 103

노동계급을 악마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잔인하도록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들을 악마화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그리고 극도로 불평등하게 이뤄지는 부와 권력의 분배를 사람들이 지닌 가치와 능력을 공정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합리화하는 것.... 오직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교의는 특정한 노동계급 공동체들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 전반에 적용된다. 그것이 빈곤이든 실업이든, 혹은 범죄이든 관계없이 그것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부서진 영국(Broken Britain)에서 희생자들은 자기 자신들 말고는 탓할 사람이 없다. - p. 270

자신의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설명할 서사를 빼앗긴 사람들은 다른 논리를 찾고 있다. 무거운 책임을 추궁받는 것은, 대처가 벌인 계급전쟁에서 승리한 부유층들이 아니다. 수백만 노동계급의 좌절과 분노는 그 반격의 칼 끝을 이민자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 p. 325

극우의 부상은 더욱 큰 위기를 예고하는 하나의 징후다. 그 위기란 노동계급의 대표성 위기다. 정치의 영역에서 축출되고, 정체성이 파괴되며, 사회 안에서 누려온 권력이 축소되고, 그들의 관심사가 외면받고 있음을 생각할 때, 국민당 같은 정당에 투표한 노동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수도 있다. 많은 수의 노동자들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고 투표를 거부하며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또다른 다수의 노동자들은 탐탁하지는 않지만 차악으로서 노동당에 투표하고 있다. 우익 포퓰리즘의 부상과 대중의 정치적 소외, 비관주의와 냉담함은 영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위기에 처한 것은 노동계급의 미래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위태롭다. - p.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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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낯선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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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많이 과장을 해보자면,

모든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싶은 책이다.

문장의 아름다움이 도를 넘는달까.

아껴읽고 싶어도 순식간에 빠져드는 이야기다.

이토록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여진 흡인력있는 이야기에

왜인지 캐릭터들의 이미지는 온통 안갯속 흐릿한 형체로만 남는 느낌이다.

그래서 불만이라는 것은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그냥 이 책에 매료 된 것이다.

난 이야기속 등장인물의 이름을 희미하게 기억하는 편이고

그래서 어렵고 긴 외국 이름같은건 사실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처럼 정, 김, 최, 염, A라고 지칭하면 잘 기억하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단순하면 또 단순한 대로 기억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인데.

이런 내 이름 기억체계(이런 것도 체계라 부를수 있다면) 탓에 더 모호한 이미지로 남게 되는지도 모를일이다.

곧 봄비가 추적추적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촉촉한 새벽을 가르며 읽어서,

친구의 장례식장으로 달려가는 시선들, 그 마음들이 안개처럼 스며들었다.

봄 맞이 멜랑콜리란 이런 것인지...

화자 각각의 시선과 기억들은

시간에 균열이 생겨 전후좌우가 어지럽혀진 채로 재조립된 듯,

유사하지만 어긋나 있다.

그 서술이 엄청 매력적이면서, 예상하기 어려운 두근거림을 선사한다.

경계의 계절에 무척 어울리는 책이다.


2016. Mar.

머릿속에 작은 방을 하나 만든다. 그 방에 불안이나 외로움 또는 우울 같은 감정들을 넣는다. 외출할 때는 그 방의 문을 단단히 잠근다. 외출이니까. 외출에는 적당한 햇빛과 소음, 목적지 같은 것만 있으면 되니까. - p. 9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떨어진다. 행인들이 우산을 펴 드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자세로, 다른 표정으로, 다른 각도로, 우산을 펴 든다. 풍경이란 언제나 그런 방식으로 펼쳐진다. 그것이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 p. 10

나는 내 삶이 어떤 낙관적인 기분 속에서 흘러가기를 희망한다. 내가 속해 있는 세계가 뽀족한 공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나는 평행 우주의 다른 세계로 스며들고 싶었다. 그런 우주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을 것 이라는 비관 때문에,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지푸라기나 동아줄을 붙잡는 심정으로. 하지만 문장 속에서도 나는 자주 비관에 멱살이 잡혀 질질 끌려다니곤 했다. 나에게 비관이라는 것은 어떤 정서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물리적인 힘의 이름에 가깝다. 내 멱살을 휘어잡고 패대기치는. - p. 17

누구였던가? 애도란 산 자들의 것이라고 말한 이가. 죽음이 뚫어놓은 구멍을 메우기 위한 산 자들의 의식이라고 말한 이가. 그렇다. 그것은 삶을 지속하기 위해 수행하는 인간의 제도에 불과하다. 나는 애도하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그 구멍 속으로 나 자신을 들이밀고 싶은 인간이다. 그 구멍이 나를 잡아먹을 때까지. 그 구멍이 나를 완전히 수긍할 때까지. - p.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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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3-2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헬라스님 별 다섯개 매기면 일단 보관함에 넣습니다. ㅎㅎ

hellas 2016-03-22 14:58   좋아요 0 | URL
이 이야긴 시나리오공모 당선작을 잘 만들어 낸 단막극같은 느낌이예요. 좀 우울한 색채랄까. 기회되면 재미지게 읽어보세요:)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ㅣ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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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별다른 사건이 없이 흘러가는 짧은 이야기들.

짧은 글이라고 쉽게 쓰여지진 않겠지만,

읽는 나는 꽤나 쉽게 읽었다.

짧지만 조금은 멍한 감상을 남기는 이야기들인데,

막상 이야기가 짧고, 다음 이야기로 금방 넘어가게 되니

오히려 감상의 질은 조금 낮아지는 것 같기도.

전반적으로 옆집 아저씨 냄새? 같은 이야기들.
(이게 뭔 소리인지... ㅋ...)

그 정도 만큼의 장점도 단점도.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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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의 여왕 - 제2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이유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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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작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진부한 듯 진부하지 않고, 신선한 듯 신선하지는 않은 묘한 감상을 남기며.

어딘지 모르게 동화적인 분위기가 풍기다가도,

현실의 삭막함과 냉소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관조적인 풍경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그 전환이 딱히 거북살 스럽지 않아서

아. 이건 순전히 작가의 역량인가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기대와는 조금 다른 결말로 치달아서 딱 그만큼은 아쉬운 기분.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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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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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느낌을 받게 마련이지만,

공식처럼 비스무리한 감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예를 들자면, 무념무상, 용두사미, 고진감래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몇몇 감상의 경로)

이 책,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큰 한숨으로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는 경우...

라고 감상 요약이 가능하다.

비위생적이고 남루하기 그지없는 탄광마을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다가오더니

급기야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맡아지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되고

갱도의 뜨거운 열기와 답답한 공기까지 느껴지면서 그야말로 답답....한 지경에 이르게 되고야 마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목격하는 작가 조지 오웰의 뜨거운 마음도 전해진다.

애초에 차브를 읽고 있다가 그 책 초반에 등장하는 위건부두로 가는길의 인용부분을 보고

읽던 책을 잠시 미루고 시작한 책이다.

볼륨도 그다지 부담되지 않아 금새 후루룩 읽고, 읽던 책으로 돌아오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진도를 빼게 되는 것은

아마도 상상하는 일이 조금은 지치기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불평등과 편견을 말하고 듣고 읽는 일은 언제나 지친다.

개선의 여지가 극도로 작거나, 불편한 진실이 지척에 있기 때문.

완벽한 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뭔가 마음이 어수선해지고 덩달아 기분도 가라앉아 버렸다.

이 기분에 다시 차브를 읽게 되면 상황은 악화되겠지?

봄이 오고 있어 그런지...컨디션이 영...이다.

뭔가 어수선한 리뷰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2016.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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