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뒤에서 ㅣ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서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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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과 떼어놓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작가의 선정주의 소설이라고 하니 궁금했다.

스릴러라고는 하지만, 요즘 읽을 수 있는 스릴러와는 조금 다르다.

사회가 규정해 놓은 여성상과는 거리가 먼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악녀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는 것은, 어쩌면 희극인것 같다.

가면 뒤에서에 등장하는 진 뮤어는 코번트리가의 남자 셋과 그 이전에 몇명일지 모를 남성들을 유린?하는 캐릭터인데, 엄청난 부귀영화나 운명적인 복수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평온하고 누구에게도 위협받지 않는 사회적 위치를 원할 뿐 아닌가.

대체 진 뮤어가 어떻게 모두를 조정하는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고, 과연 이 여자의 내면이 어떨까 했는데, 사실 목표를 향해 질주를 하느라 그 진정한 속내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다.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물건처럼 거래되지 않고, 사랑하고 싶을 때 결혼을 하겠다는 어둠속의 속삭임의 시빌 역시 뭔가 대단한 성취를 바라지 않지만, 주변의 남성들에 의해 삶이 고단해진다. 결말이 눈에 그리듯 예상되었다면 그것은 나의 상상력의 발로가 아닌 여성들이 겪어온 지난한 역사이기 때문일 것.

조금 뻔한 이야기이긴 해도, 이 이야기들이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절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평가될 만 하다고 생각한다.

2017.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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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픽션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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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실린 단편에 만족했던 마음이 끝까지 가진 못했다.

<날개> <노란육교>는 무척 좋았다.

허풍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밤새 들려주는 이야기, 그야말로 한밤중의 소설같은 이야기들.

여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눈을 가린 손을 내릴 수도 없었다. 불가능이라는 믿음은 너무 긴 세월 동안 여자를 간섭해왔다. 이제는 이쪽과 저쪽 사이에서의 망설임조차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 80, 날개 중.

2017.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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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도서 리뷰며 뭐며 통계자료를 보내주고 사은품을 보내주는 걸 보니 새삼 연말 각성.

올 해 읽은 책 중 별 넷 이상의 책들을 정리해 보았다.

어김없이 문학에 편중되어 있고, 어김없이 비문학의 별 넷은 거의 없다.
별 반개 정도 관대하게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리스트가 너무 방대해져서 넷을 기준으로 적어본다.

다른 장르를 점점 더 잘 읽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뭐 어때 내맘이지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균형을 맞춘답시고 책을 들여봤자, 나는 땡기는 책만 읽을테니..

2017년 독서의 일순위 키워드는 페미니즘이었고, 올해의 작가는 아무래도 마거렛 애트우드였다.

전에 비해 고전을 읽는 비중도 줄어 들었는데 아마 사적인 독서 모임을 하지 않았다면 더 심했겠다 싶다. 내년엔 이론서도 좀 더 많이, 고전도 좀 더 많이 라고 아주 작게 생각해본다.

순서는 시간 순, 문학 소설, 시, 비문학으로..

한국 문학
<소설>
뜨거운 피 - 김언수

상냥한 폭력의 시대 - 정이현

제8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 문학동네

고백의 제왕 - 이장욱

바깥은 여름 - 김애란

현남 오빠에게 - 구병모 외

딸에 대하여 - 김혜진

개그맨 - 김성중

<시>
슬픔이 나를 깨운다 - 황인숙

유에서 유 - 오은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 임솔아

동네에서 제일 싼 프랑스 - 서정학


외국 문학

로드 - 코맥 매카시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디어 라이프 - 앨리스 먼로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재독)

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 - 시리 허스트베트

미국의 목가 - 필립로스

시녀 이야기 - 마거렛 애트우드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양과 강철의 숲 - 미야시타 나츠

눈먼 암살자 - 마거렛 애트우드

영원한 이방인 - 이창래

척하는 삶 - 이창래 (재독)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달콤한 노래 - 레일라 슬리마니

그레이스 - 마거렛 애트우드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비문학

탐방서점 - 금정연, 김중혁

헬페미니스트 선언, 그날 이후의 페미니즘 - 윤김지영

2017.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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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 김성중 소설집
김성중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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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딛지 못하고 투명해져가는 허공의 아이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와 공생하게 되는 사람들, 웃을 수 없어 웃기는 사람이 된 개그맨,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길고긴 노년을 보내야만 하는 사람들, 어느 편도 진정한 신일 수 없는 세상의 사람들, 수다스러운 의자와만 소통하는 사람, 진짜 자신의 꽃이 무엇인지 갈팡질팡하는 세계, 결과를 알 수 없는 모험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 악몽이라고 생각하지만 본래의 삶이 오히려 악몽인 세상.

이런 것들의 세계를 매끄럽게 창조해낸 단편들.

이전에 읽었던 단편에서도 느꼈지만 김성중 작가의 상상의 세계는 리얼하다.

리얼하게 절망적이고 희망없는 세계를 지난친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 태도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비관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포를 능청스럽게? 재현한 세계들에 첨벙첨벙 빠지다 보면 어느새 책 한권을 다 읽게 된다.

신작을 기다리게 되는 작가:)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알 수 없는 사건의 수사관이 되기에 나는 너무 어렸다. 고개를 숙인 채 이 모든 불가해함을 노려보는 도리밖에 없었다. - 146, 게발선인장 중.

2017.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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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녹는 온도
정이현 지음 / 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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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것을 알면서도 눈사람을 만드는 그 마음에 대하여” 쓴 이야기들.

아무리 작은 마음이라도 허투루 날려 버리지 않는 이야기들이여서 좋았다.

마지막 달이라서 왠지 감상에 빠지고 싶진 않았는데, 이야기 + 산문이라서 가볍게 접근했다가 감상적인 내가 되어버렸다.


세상의 모든 어리고 늙은 동물들과, 그들의 검고 약하고 동그란 눈망울에 대하여, 인간의 언어로는 완벽히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에 대하여, 인간의 눈으로는 완전히 감지할 수 없는 어떤 시야에 대하여, 거기 고인 암흑과 가느다란 빛줄기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은우는 제 곁에 엎드린 작은 생명체의 메마른 등뼈를 밤새 쓰다듬고 쓰다듬었다. - 화요일의 기린 중. 19

완전히 녹지 않은 채 도심 길가 한편에 아무렇게나 쌓인 눈의 형상은 ‘한순간 찬란하게 아름다웠던 것들’의 운명을 암시한다. 한순간 아름다웠으나 한순간 깨끗하게 소멸하지는 못한 것들, 구질구질하게 남겨졌다가 결국엔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들의 남루한 운명말이다. - 눈+사람 중. 168

2017.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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