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을 것을 알면서도 눈사람을 만드는 그 마음에 대하여” 쓴 이야기들.아무리 작은 마음이라도 허투루 날려 버리지 않는 이야기들이여서 좋았다. 마지막 달이라서 왠지 감상에 빠지고 싶진 않았는데, 이야기 + 산문이라서 가볍게 접근했다가 감상적인 내가 되어버렸다.세상의 모든 어리고 늙은 동물들과, 그들의 검고 약하고 동그란 눈망울에 대하여, 인간의 언어로는 완벽히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에 대하여, 인간의 눈으로는 완전히 감지할 수 없는 어떤 시야에 대하여, 거기 고인 암흑과 가느다란 빛줄기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은우는 제 곁에 엎드린 작은 생명체의 메마른 등뼈를 밤새 쓰다듬고 쓰다듬었다. - 화요일의 기린 중. 19완전히 녹지 않은 채 도심 길가 한편에 아무렇게나 쌓인 눈의 형상은 ‘한순간 찬란하게 아름다웠던 것들’의 운명을 암시한다. 한순간 아름다웠으나 한순간 깨끗하게 소멸하지는 못한 것들, 구질구질하게 남겨졌다가 결국엔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들의 남루한 운명말이다. - 눈+사람 중. 1682017. d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