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ㅣ 문학동네 시인선 88
문성해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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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읽고 있자니 찬찬히 흘려보내는 기분이 된다.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육화되는 과정이라는 해설이 맞춤하다고 생각했다.

2018.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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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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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열편인 마르틴 베크 형사 시리즈.

스웨덴의 대표적인 경찰 소설이고, 노르딕 느와르의 원류?라고 하기에.

스티그 라르손도 요 네스뵈도 언급하는 작품이라기에.

기대했던 이상으로 현실감 넘치고 전개는 느리지만 쪼는 맛은 반감되지 않는다.

온갖 과학 수사와 넘쳐나는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수사물에 익숙해져 있지만,

거의 50년 정도 이전의 스웨덴 범죄물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국제 공조라는 것이 우편과 전보, 감이 좋지 않은 국제 전화로 이루어지는 느린 세계.

마르틴 베크 형사의 경찰로서의 윤리에 대한 생각들이 와닿는 소설.

무척 마음에 들었고 이 시리즈도 끝까지 잘 읽게 될 것 같다.

마르틴 베크는 몸을 곧추세웠다. ‘경찰관에게 필요한 세 가지 중요한 덕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는 속다짐을 했다. ‘나는 끈질기고, 논리적이고, 완벽하게 냉정하다. 평정을 잃지 않으며, 어떤 사건에서든 전문가답게 행동한다. 역겹다, 끔찍하다, 야만적이다, 이런 단어들은 신문기사에나 쓰일 뿐 내 머릿속에는 없다. 살인범도 인간이다. 남들보다 좀더 불운하고 좀더 부적응적인 인간일 뿐이다.’ - 88

전과도 없고 용의자 선상에 오른 적도 없었던 웬 인물이 할란드의 어느 경찰관 앞에서 느닷없이 눈물을 터뜨리며 칠 년 넘게 묵은 교살 범행을 털어놓았다. 너무나 늦게 찾아온 결말이 과연 늙은 형사에게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안겼을까? 마르틴 베크는 가끔 그게 궁금했다. - 231

소냐 한손이라는 이름의 여자도 있다. 어쩌면 그녀는 두 번 다시 완벽한 평온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소녀일 때처럼 두 무릎 사이에 손을 끼우고 꿈도 없이 깊게 잠드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겉으로는 이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겉으로 그들은 모탈라, 스톡홀름, 네브래스카 링컨의 사무실에 얌전히 앉아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결코 공개해서는 안 될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했다. 그들은 영원히 이 일을 기억할 것이다. 자랑스러운 기억은 아닐 것이다. - 421

2018.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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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ㅣ 읽어본다
남궁인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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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가 나오자마자 너무 읽고 싶었다.

타인의 독서에 지대한? 관심이 있어서 매번 이런 독서 에세이를 보다보면

나와 겹치는 독서취향에 왠지 혼자 친근감을 갖게 되고,

장바구니에 몰랐던 책도 쟁여넣을 수 있는 기쁨이 있기 때문.

남궁인의 에세이 두권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시리즈 중 제일 먼저 읽어보았다.

읽은 책의 리스트가 많은 부분 겹쳐서 반가웠고, 그에 대한 감상도 대체로 비슷했지만,

같은 책에서도 미묘하게 다르게 느끼는 감정선은 아무래도 성별의 차이 때문일까?

이 시리즈 책장 여기저기 꼿아두었는데, 매우 뿌듯하다.

다만 책의 외형은 불만스러운데, 일단 속지며 표지며 너무 얇은 종이라서 무신경하게 다루면 찢어질까 싶을 정도.

표지 디자인도.. 조금은 타인의 취향.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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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 ㅣ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1
윤이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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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지 않았던 사랑이 뿌리를 내리는 이야기.

그러나 소운에게도 서영에게도 크게 공감하지 못했고, 환상과 현실의 교차도 매혹적이지 않았다.

다만 격정적인 고난을 겪거나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헤쳐나가야 하는 연애가 아니라서 숙고하고 조용하게 결정짓는 연애라서 좋았다.

그 시기를 크게 확대해 들여다보면 언제나 계기가 있었다. 이성과 예의와 자기방어라는 갑옷 어딘가에 난 작은 구멍, 벌어진 틈으로 한 사람의 절박한 욕망이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평소라면 보이지 않았겠지만 그 시기에는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의 몸에서 그런 균열이 보였다. 그건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외로워했고, 사랑받고 싶어 했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 유일한 의미가 되고 싶어 했지만 필사적으로 그것을 숨기고 있었다. 그 욕망이 어느 부분에 어떤 형태로 드러나 있는지가 각자 다를 뿐이었다. 서영은 그것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해주었다. 그게 거기 있다고. 그 사람은 놀라고 부끄러워하다가 이내 그것을 인정했다. 그러고는 서영과 사랑에 빠졌다. - 40

모르페우스가 말한 것처럼,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은 언제나 실수다. 떨어지는 게 두려워 높은 곳에 오르지 않으면, 추락하지 않겠지만, 날 수도 없다.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날개가 돋아나는 순간의 그 한없는 아득함을, 그것을 위한 길고 긴 두려움을, 소운은 다시 한 번 기꺼이 감수해볼 생각이었다. - 218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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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날들
실비 제르맹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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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냄새가 가득한 이야기다.

운명적인 분노를 삼킨 자의 지독한 관계 파괴 이야기랄까.

재미가 없진 않아서 잘 읽히는데, 마술적 몽환적 이런 것은 그다지 취향이 아니라서.

유일하게 궁금한 캐릭터가 코르볼의 아내 카트린이었다는 점이 재미 반감의 이유이지 않나 싶다.

광적인 사랑, 끝을 모르는 욕망, 탐욕과 대비되는 자애로운 사랑의 이미지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9년간 매년 8월 15일 성모축일에 탄생하는 아들들도 조금은 징그럽다고 생각했을 정도.

서술도 완전한 3인칭 작가의 서술이고, 캐릭터들의 내면이 가깝게 묘사되지 않는 점이 어쩐지 변사가 나래이션 하는 무성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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