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랑 ㅣ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1
윤이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단하지 않았던 사랑이 뿌리를 내리는 이야기.

그러나 소운에게도 서영에게도 크게 공감하지 못했고, 환상과 현실의 교차도 매혹적이지 않았다.

다만 격정적인 고난을 겪거나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헤쳐나가야 하는 연애가 아니라서 숙고하고 조용하게 결정짓는 연애라서 좋았다.

그 시기를 크게 확대해 들여다보면 언제나 계기가 있었다. 이성과 예의와 자기방어라는 갑옷 어딘가에 난 작은 구멍, 벌어진 틈으로 한 사람의 절박한 욕망이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평소라면 보이지 않았겠지만 그 시기에는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의 몸에서 그런 균열이 보였다. 그건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외로워했고, 사랑받고 싶어 했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 유일한 의미가 되고 싶어 했지만 필사적으로 그것을 숨기고 있었다. 그 욕망이 어느 부분에 어떤 형태로 드러나 있는지가 각자 다를 뿐이었다. 서영은 그것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해주었다. 그게 거기 있다고. 그 사람은 놀라고 부끄러워하다가 이내 그것을 인정했다. 그러고는 서영과 사랑에 빠졌다. - 40

모르페우스가 말한 것처럼,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은 언제나 실수다. 떨어지는 게 두려워 높은 곳에 오르지 않으면, 추락하지 않겠지만, 날 수도 없다.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날개가 돋아나는 순간의 그 한없는 아득함을, 그것을 위한 길고 긴 두려움을, 소운은 다시 한 번 기꺼이 감수해볼 생각이었다. - 218

2018. ja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