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구조대 ㅣ 민음의 시 258
장정일 지음 / 민음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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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진보적인 여성주의를 말하다가 남성의 애잔함을 말하다가... 으 쫌 별론데와 오 쫌 괜찮은데가 무한 반복인것을 보니.
여전하시네... 라는 감상.

<우스운 하이쿠>
식탁에 펼쳐진 바쇼오 시집에
냉잇궁이 튀었네
앗,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이런건 또 귀엽다.

- 보건 복지부와
청와대는
출산율만 걱정하지
어서 죽고 싶은 사람들의 복지는 너무 몰라
그만 살고 싶은 내 마음은 너무 몰라 - 힙합 중

- 태초에 너는 너도 아니었지
동물에도 끼지 못했지
아무것도 아니었지
고작 그것이었지 - 당신 중

2019.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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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선택 ㅣ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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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87분서 시리즈. (에반 헌터라고 검색되는것은 이명 중 하나인가?)

인간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놓치지 않으려는 형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희곡 대본의 지문같은 묘사로 서술하는데 범죄소설에 이보다 좋은 선택이 있을까.
현실적인 경찰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수사이고, 과함이 없다는 점도 좋다.
배경인 아이솔라시티는 상당히 멀쩡한 동네지만 경찰이 눈코뜰새없이 살인 강도가 빈번한 그야말로 범죄물을 위해 구성된 범죄의 온상인 도시라서 시민들의 안전을 절로 기원하게 된다는 점도 재밌다.

이번 편에서는 애니를 살해한 범인을 찾는 내용이다. 애니는 한 가지로 설명가능한 사람이 아니라는 당연한 이야기고, 그런 애니를 추적해가며 형사들이 던지는 질문은 존재론적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으로 정의되는 사람인지.

또 하나 애정하는 시리즈인 마르틴 베크 시리즈 보다도 앞서는 시대의 경찰물인 것도 매력적이다.
87분서는 필히 전권 번역 기원한다.

- 인간에게는 존엄성이 내재돼 있다고 카렐라는 믿었다. 인간은 경박하게 웃고, 술에 취하고, 트림을 하고, 싸움박질을 하고, 욕을 하지만 적어도 똑바로 서 있는 동물이다. - 8

- 듣고, 관찰하고, 기억하고, 심사숙고하라. 그런 다음 필요한 행동에 착수하는 것이다. - 30

- 매번 실리는 이 짜증스러운 ‘저자의 말‘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부패하고 열의 없으며 탐욕스러운 내 담당 편집자들이 <마약 밀매인>에서 내가 스티브 카렐라를 죽이는 걸 허락하지도 않은 데다 <사기꾼>에서는 그를 생존하게 하는 것으로 모자라 ˝스타˝로 만들고 그의 아내 역시 ˝스타˝로 만들라고 종용한 사실을 알 것이다. - 260 저자의 말 중.

2019.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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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여단 ㅣ 샘터 외국소설선 3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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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노인의 전쟁‘을 읽고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읽다보니 금새 기억이 복구되었다. 구조적으로 훌륭하기 때문이리라.
우주의 폭력과 전쟁도 결국은 부동산의 문제라는 점과 신체 안에 영혼?을 갈아넣기 전의 신체의 권리 같은 것들도 정말 이제부턴 슬슬 생각해야할 문제라는 점, 휴머노이드에게 감정이란 얼마나 인간같을 수 있을지, 새로운 존재들을 대하는 인류의 방식은 어때야 하는지 정도를 생각하게 한다.
메리 셸리가 호명되어 나오는게 너무 당연한 사체의 활용은 고전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지점이겠다.

재러드 디랙이라는 존재로 태어났지만 샤를 부탱이라는 존재에서 파생된 휴머노이드.
존재와 인륜, 양심 등의 본질적인 것들이 계속 떠오르는 대화들이 이어진다.
전작의 존 페리가 젊은 몸으로 거듭난 것과 달리 재러드 디랙은 존재하던 이의 의식을 이식받았다는 점이 다른데, 이 차이가 꽤 큰 철학적 논쟁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손에 의해 창조된 존재의 철학이면 이것도 기계철학이라고 해야할까.
재러드 디랙은 명백하게 소수자성을 대변하지만, 약자라고는 할 수 없는 유용한 능력을 가진자이고, 그를 대하는 기존의 인류의 편견은 여전히 인류라는 점이 자꾸 그런 지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같다.

진짜 재밌게 읽었고, 곧 후속작도 읽어야지.:)

- 우리는 다른 인간보다 강하고, 빠르고, 똑똑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태어난 것도 우리가 달라서 따라오는 결과일 뿐이다. 우리가 다른 점은, 모든 인간 중에 우리만이 목적을 갖고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간단하다. 이 우주에서 인류를 존속시키는 것. - 117

- 뭘 알게 되던 한 가지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결국 넌 재러드 디랙이야. 다른 누구도 아니야. 어떻게 만들어졌든 왜 태어났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건 변치 않아. 나도 가끔은 네가 재러드 디랙이라는 걸 깜박했고, 그 점은 미안하다. 하지만 넌 그걸 잊지 말았으면 해. - 249

2019.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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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교육 ㅣ 민음의 시 260
송승언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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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법을 이용하는 비디오 아트 같다.(실은 그제 정확히 뭔지는 모른다)
무척 시각적인 감각들.

- 더는 어느것도 명확하지 않았다. 나는 시력을 잃은 것이구나, 말...... 잃어버린 나의 말은 눈이 너무커서 그 눈으로 모든 풍경을 담아낼 수 있었고, 그래서 세계는 일렁이다가 그렁그렁하다가 떨어져 마침내 깨부숴지다가 다시 평평한 막의 형태로 펼쳐지며 온전히 잃어버린 말의 눈이 되었고 말, 도대체 울지도 않는 말...... 내 이마를 뚫고 자라나는 나선을 따라 확장되고 있을 풍경 없음. - 일각수 중

2019,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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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비, 뱀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2
박연준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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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 다시 태어나는 수 밖에 없다. 무엇으로? ‘하는 수 없이‘, 시인으로. 내가 ‘하는 수 없이‘라고 쓴 이유는, 시인으로 사는 일이 뭐 대단히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 91

- 그들이 보고 싶다. 책이라곤 한 권도 안 읽는 애들이라 아무도 이 글을 볼 순 없겠지만. 그들은 내가 시인이 되었다 하면 배를 잡고 웃을 것이다. 왜 그런 게 됐어? 물을 것이다. - 100

- 15년 전, 고시원에서 두 달간 산 적이 있다. 그곳에서 베토벤의 <템페스트>를 들었다. 그 때 우는 게 뭔지 알았다. 운다는 건 달린다는 거구나. 없는 말을 타고, 흐느끼며 달리는 거구나. 영혼이 갈라지는 것을 느끼며 신나게 달리는 일이구나. 음악은 시보다 강렬하다. 그건 뒤바뀔 수 없는 선율이며 선고이기 때문이다. 시가 사형선고라면 음악은 사형집행이다. 바꿀 수 없다. - 101

- 한밤중에 듣는 음악은 ‘불안‘을 싣고 달리는 트럭이다. 조심하지 않으면 치일 수 있다. - 102

2019.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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