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여야 하는 시. 불법 촬영, 성폭력, 여성 혐오, 모성 혐오, 가정 폭력, 교제 살인. 발랄하게 슬프게 전시되는 치욕. (해결, 청산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치욕)- 씨익 웃고, 버르장머리 없이 살아야지 - 바가지 머리 중- 너희는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워닿은 이 빛이 세상의 싸늘한 호의라 해도고장난 가로등 불빛들이 하나둘 켜진다 - 밤길 중- 숨겨왔던 불온한 상처들에 대해서 한 번쯤은 온전히 이해 받고 싶었지 잠잠히 듣고 있던 당신의 동공 속에서 슬픔이 망각의 비로 흘러 내린다 - 아름다운 과거 중- 더는 혼자서 버티지 않아도 돼, 라는 말을 들었다 그동안 얼마나 오래 버려졌던 거니 서늘하게 등뒤가 젖어 있던 날 지나 오는 길목에서 죽은 새 한 마리를 본다 익숙한 문장은 겪어본 일들이었다 - 뒤에서 오는 여름 중2021. nov. #뚱한펭귄처럼걸어가다장대비맞았어 # 박세랑
금정연의 글쓰기는 읽는 즐거움이 있다.- 무슨 기준으로 그 책들을 골랐냐고 물으면 나는 곤란해진다.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16- 종종 진절머리나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 없고, 몇 마디 말로 요약 할 수도 결론을 내릴 수도 없는 인간에 대한 어떤 사실들을 소설을 통해 그려내는 것이다. 간결하고 선명하지만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말하지 않는, 이런 문장을 쓰고 있는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실패를 모르는, 한마디로 멋진 문장들을 가지고.-18- 요즘은 책을 읽어도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렇다면 왜 책을 읽는가? 읽지 않으면 그조차 남지 않으니까. 리베카 솔닛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는 책이 없으면 못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책을 읽어도 좋고 안 읽어도 그만인 사람이 있는 한편 책의 마법에 걸려 다른 세상에, 책들이 사는 세상에 사는 사람이 있다.-2242021. nov. #실패를모르는멋진문장들 #금정연
술은 그다지 즐기지도 않고, 술에 따라붙는 농도 좋아하지 않는데, 순전히 작가들 때문에 읽어 보았다.- 나아지는 채로 인생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인생에는 나아지는 순간이 있지만 그 순간이 짧다는 게 문제다. 각성과 반성이 삶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 후에도 인생의 실패는 여전하다.-28 2021. nov. #술과농담
시인이라는 정체성, 자의식이 표출되는. 안될 수도 없겠지만. 시인이라는 존재는 사회적 죽음에 대한 글쓰는 자로서의 의무감이랄까 부채감이랄까 그런 감정이 유독 두드러지는 걸까? 부조리 불평등 불합리..... 불자가 붙는 일에는 작가들은 심장이 반응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은 잘 모르겠는...... 그런 기분도 좀 든다.- 때로는 사는 의미를 포기해야 위원이 되었다.-어쩌라고 중- 무엇보다 침묵이 있었을 것이다.-심보르스카를 추억하며 중- 그때 나는 생각했다네 우리는 세상일에 대해 이견이 거의 없지 하지만 가는 길은 왜 이리도 다른가-멀리 떠나는 친구에게 중2021. Nov. #오늘은잘모르겠어 #심보선
희한한 일인 것이...... 정말 내 취향의 글쓰기가 아닌 아니 에르노를 꾸준히 사 읽고 있다는 점. 취향은 아니지만 항상 좋고, 가끔은 너무 소름이 돋게 좋기까지 하다. 진짜 희한하다. 오직 자신의 욕구밖에 모르게 된 치매 노인을 바라보는 딸. 고통의 잔재로서의 글이라는 이 소설은, 가만히 고통의 기억을 불러 온다. 엄마......분명 좋은 기억이 훨씬 많았는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아슬아슬하고 미어지는 기억만 더 크게 각인된 그 고통의 기억 말이다. 마음이 몹시...... 요동쳤다.- 식당으로 들어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순간 저 모습이 내 것이로구나, 내가 바로 그녀라는 생각이 여지없이 밀착되어왔다. 어머니가 이렇게 생을 끝맺음한다고 생각하니 통렬한 고통이 밀려든다.-21- 어머니는 일시적으로 제정신이 들자 ˝난 죽을 때까지 이곳에 있을 테다˝라고 말한 후 ˝난 네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했다. 그런데 그 때문에 너는 한층 더 불행했을거다˝라고 말했다.-26- 이제는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어머니가 나의 어린 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될 수는 없다.-31- 죄책감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건 생명이 멈추어버린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의 삶의 고통과 죄책감으로 소멸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어머니‘는 곧 ‘나‘임을 실감한다. 나는 어머니가 글로 쓴 마지막 문장을 상기해본다. ˝나는 나의 방을 떠나지 않는다.˝-57- 어머니는 항상 ˝넌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 앞으로 시간은 얼마든지 있어!˝라고 경고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시간은 결코 많은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에 관해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필연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게 만든다.-60- 나는 어머니가 타고 있는 휠체어의 제동장치를 확인하려고 몸을 구부리고 있었는데 어머니도 몸을 숙이더니 내 머리를 껴안았다. 어머니의 이 몸짓, 바로 이 사랑을 나는 한동안 망각한 채 지내왔다. 이 사랑의 몸짓을 잃고서도 어머니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는.-1442021. nov. #나는나의밤을떠나지않는다 #아니에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