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도그
토머스 새비지 지음, 장성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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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싶던 책이었는데 절판이었다가 영화화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다. 아마 그게 재출간 된 이유일지도. 과연 영상미를 뽐낼 요고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였다. 서사도 훌륭하고.

잔머리와 자신감, 세상에 대한 냉소로 가득차 있는 매력적인 인물 필과 느릿하고 생각을 일 수 없는 듯한 조용함 내면의 소유자 조지. 두 형제의 대비가 조금 연극적이다. 이들 인생의 승자를 가리자면 후자쪽이 될 거라는 예감이 충분이 드는.

의외로 주목하게 되는 인물은 피터의 아빠 조니였다.
피터에게 상냥한 사람이 되어 달라 부탁하는 조니. 시대를 한참이나 앞서는 감성과 양심을 가진 이가 아니었을까. 당연히 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았을 것 같다. 애정이 넘치는 양육자의 자세를 갖추었고, 다만 거친 개척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던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웠던 조니의 자살은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지와 한 가족이 되는 것은 필연일지도. 연민을 느끼는 재능은 서로를 알아 보게 되는 것이니까.
그 대척점의 필. 죄책감이 뭔지 모르는 너무 뻔한 캐릭터지만 그래서 이야기가 진행 된다.

인간의 억압된 여러 감정들,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과연 피터는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인가, 사악함의 다른 모습인가.

- 로즈가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신 생각을 하면서 기다릴게요.˝ 조지는 로즈의 얼굴을 보았다. ˝내 생각을? 그래 줄거야, 로즈?˝ 조지 표정이 환해졌다. ˝오, 그것 참 좋은 말이네.˝ - 153

- ˝상냥함 이란!˝ 노마님은 목소리가 달라졌다. ˝그걸 빼면 세상에 남는 게 뭐가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죠, 정말로.˝ - 358

- 칼에 맞아 죽지 않게 이 목숨건져 주시고 저희 하나뿐인 소중한 것, 개의 아가리에서 빼내주소서.
피터는 그 기도서가 자주쓰니믐지, 혹은 그 구절만 잘라내어 자기 스크랩북에 붙이면 안될지 궁금했다. 아직 붉은 색을 띠고 있으나 향기을 잃은 장미꽃 보다는 그 시편 구절이 스크랩부기 마지막 항목으로 훨씬 더 잘 올렸다. 이제 로즈는 구원 받았으므로, 이는 피터 아버지의 희생 덕분이었고, 피터 스스로가 아버지 묵직한 검은책에서 얻은 지식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저지른 어떤 희생 덕분이었다. 이제 그 개는 죽었다. - 363

2021. dec.

#파워오브도그 #토머스새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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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47
임승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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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집중을 못했을까.

- 눈을 뜨니
풀밭이 펼쳐졌다 펼쳐지려는 풀밭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다가 멈춘 것처럼 꽃이 있었다. 예쁘다고 말하면 뭐가 더 있을 것처럼 예뻤다. - 문법 중.

2021. nov.

#나는겨울로왔고너는여름에있었다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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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내일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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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너무 무식하다 싶었는데 캐릭터가 어느 정도 정착하고 나면 나름 유머가 익숙해져서 그런가 조금씩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무엇보다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는 엔터테이닝 소설.

잭 리처가 자신은 주차딱지 하나 뗀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무해함‘을 어필하는건 이 시리즈에선 매우 코미디적 요소다.

- 수상한 것을 목격하면 즉시 신고 하시오. - 9

- 자살폭탄테러범은 알아보기 쉽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온갖 종류의 신호를 발산한다.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들 그짓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 7

- 이제 나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 185

2021.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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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의 문으로
구병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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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사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이야기.

꿈이라는 요소의 주술적 분위기가 더해지는 그런 류에 매혹되는 성향이 독자는 아니라서 읽는 내내 ‘당췌... 꿈이어라.‘ 하는 느낌.
좀처럼 흥미가 끌어 올려지지 않았다. 최근 작품이 좀 그런 것 같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 이런 거 끔찍하고 ‘출구없는 꿈에 빠지다‘이런 거에 몸서리치는 사람은 정말 재미 없을 듯.
불경 같은 문체도 약간....(사실 불경 잘 모름)

- 우선 당신이 누구도 아니고 아무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 주세요. 그걸 넘어서 누구라든지 아무라든지 그 자체에 의미를 두지 마세요. - 190

- 꿈이 많으면 헛된 것이 많고, 말이 많아도 그러하다. (전도서 5: 7) - 205

2021. dec.

#상아의문으로 #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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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 1세대 페미니스트 안이희옥 연작소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안이희옥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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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페미니스트 작가의 여성 역사 소설.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으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부조리와 불의를 뚫고 살아 남은, 여성들의 고단한 삶.

읽다 보면 여성 서사가 언제나 일정 부분 그렇듯 답답한 마음이 들지만. 굳이 나 자신의 경험은 아님에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어와서 트리거워닝이 필요할 만큼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논란이 되었던 드라마 설강화의 역사왜곡이 떠오르는 부분도 있다. 민주화운동에 간첩혐의 씌우기, 안기부 미화하기 등등을 비판하는 대목들.

결국 생존한 여성들의 삶이 안락하고 풍요롭지 못한 장면은 역시 답답하다.

- 왜 영웅심도 없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느냐고요? 양심과 정의감 때문이죠. 저는 어릴 때부터 교육 받은대로 올곧고 정직하게 살려고 무척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사회의 소모품으로 고생만 잔뜩하고 빈털터리가 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 대해서는 분노가 차올라요. - 18

- 갑자기 오래전에 입원했던 정신병동이 나타났다. 이건 아니야. 다시 갇히기 싫어. 안젤라는 도망칠 생각으로 뛰기 시작했다. 무거워 보여, 내가 들어줄까. 어디선가 소복을 입은 여인이 나타나 물었다. 누구세요? 정인숙이야. 박정권 때 의문사한 정인숙? 놀란 안젤라가 원고 뭉치를 꽉 껴안고 방향을 틀어 도망쳤다. 거긴 벼랑이야, 그쪽으로 가지 마. 누구시죠? 저번에 봤잖아, 궁정동 피해자. 독일에서 여성학 공부하고 있지. 거짓말, 정신병원에 있었으면서...... 누군가 안젤라의 어깨를 건드렸다. 돌아 보니 장자연이 입꼬리를 들어 올린 채 서 있었다. 나를 잊지 말아줘. 내 이야기를 써 줘 작가님. - 114

- 그 사람들이 저를 기계 속에 넣고 갈아서 흔적조차 없게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했어요. 엄청난 공포와 혼란을 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된건 세월이 흐른 덕분이에요. 시대가 민주화된 덕택이죠. 그냥 민주화 된 게 아니고 숱한 투쟁과 희생이 있었지만...... - 131

- 무언가 부당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왜 여자들이 집회나 시위를 하면 취조방법이 이따위인가? 여자들에게 요구되는 전통적 규범을 벗어나기 무섭게 조롱하고, 비판하고, 나아가 멸시와 폭력까지 가하는 단단한 가부장제라는 암벽에 정면으로 부딪힌 느낌이었어. 한국사회에 내재하는 사상의 삼팔선 말고도 다른 차원에서 존재해 온 남녀간에 삼팔선을 맞닥뜨린 실감. - 288

- 작디 작으면서 큰 서사. 일상에서 광장으로, 광장에서 다시 일상으로 오가면서 소시민인 한 여성이 자신의 자리에서 지켜낸 것들에 관한 이야기랄까요? - 308

2021. dec.

#안젤라 #안이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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