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시드니 걸어본다 7
박연준.장석주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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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 좋았다. 궁금했다.

사랑에 빠진, 앞으로의 생을 함께 하기로 한 두 사람의 해외체류기가..

조금 차분한 마음이 들때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차분한 마음이 쉬 오지 않는 요즘 차분함을 불러들이기 위해 꺼내들었다.

박연준 시인의 차분함이 충분한 평온을 불러왔다.

군데군데 무척 와닿는 구절이 아...하고 다가왔다.

매우 심심한 체류였을 것 같은 이런 차분함은 나도 머지않은 언젠가 누려보고 싶다.

그리고,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2016. Feb.

숨이 막힐 때가 있다. 인생이 단 한 번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번 생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살아도 되나? 목뒤가 서늘해질 때가 있다. 내가 겪어온 `어제`들이 날아가버린 날들이 아니라 몸에 배이고 스미는 날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태어난 이후로 줄곧 시간을 써왔구나, 나는 오래되었구나. 인생은 낡았다! 앞으로 더 낡아갈 일밖에 없는 것인가? - p. 16

장을 본 물건들이 모두 네 봉지나 되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가려니 시드니 땅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JJ와 쇼핑한 물건들을 두 봉지씩 나눠 들고 걸어가는데, 차가 쌩하니 지나갔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p. 22

나는 오랫동안 혼자 잠들고, 혼자 잠깨고, 혼자 걸어다니는 저 1인분의 고독에 내 피가 길들여졌다는 것이죠. 나는 어둠 속에서 1인분의 비밀과 1인분의 침묵으로 내 사유를 살찌워왔어요. ...... 당신과 나의 거리,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를 유지한 채 남은 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 p. 108

침대 모서리를 붙잡고 팔굽혀펴기를 하며 평생을 보낼 수만은 없다. 비밀 몇 개를 품어 기르고, 침묵에 귀를 기울이며, 가보지 못한 먼 나라들을 상상하며, 고요라는 사치를 누리며 살고 싶었다. 소박함과 겸허함이 삶을 명예롭게 할 것이고, 그 명예로움으로 말미암아 모호한 생활의 윤곽이 홀연 광휘로 빛날 것이다. - p.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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