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천재의 사랑 타이피스트 시인선 9
양안다 지음 / 타이피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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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을 극복하려는 작은 몸짓.

대상이, 캐릭터가 있는 시들은 몰입하는데 장벽이 조금 있지만... 뭐...
이제는 이러한 구성의 시들의 설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편이다.

어수선함의 극치 상태에서도 집중하려 노력하며 음미했는데도 후반으로 갈수록 나름 극복되는 시들이었다. 

플래그를 붙이며 기억하려고 한 어느 시나 시구를 골라도 다 좋았다.
다시 한번 음미하고 읽어보려 한다.

불안, 다가올 불행을 기꺼워하는 이의 시.

- 싫어하는 것에 대한 목록 :
질투심
노력에 필요한 일방적 정직함
사랑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바보 천치
열등감을 숨긴 채 드러내는 이빨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변명
자신의 논리를 세상의 정답으로 치부하는 개구리들
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착각
그리고 불안
불안
불안

나의 불안을 모두에게 나눠 주고 나니
이 시집을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나는
불안이라는 이름의 그네에서 내려와
먼 곳까지 걸어 보기로 했다
2025년 5월 양안다 - 시인의 말

- 나는 당신 따뜻한 말.
당신 선한 말.
당신 우스운 말을 먹고 사는 머저리가 될래요. 적어도 이번 계절에는요.
내가 눈이 멀어 버린 걸까요. - 가장 듣기 좋은 말 중

- 세계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곤 한다. 사람들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단지 이상한 일이. - 델피니움 꽃말 중

- 나는 복잡하게 말합니다. 나는 중얼거리고 중얼거리듯 네게 말하고 어제와 오늘을 헷갈리고 그러나 사랑과 불안은 아니지. 우리가 함께 넘어진 곳이 어디지? 나는 그딴 거 몰라. 내가 복잡하게 말한다고. 나의 내면이 이렇게나 복잡하다고. 너를 복잡하게 사랑한다고. - 복잡하고 어지러운 초콜릿 소년 중

- 프라하 뒷골목에도 당신의 노랫말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새벽에 쪽잠 자던 쥐들이 당신 노래를 자장가 삼았으면 좋겠다. 아직 세상이 기울지 않았다고 믿고 싶으니까.
그러기 위해서 당신은 노래를 불러야 하지. - 프라하식 저녁 식사 중

- 이제부터 꿈을 꾸지 않기. 한밤중에 묻는 안부처럼 평화를 이해하기.
우리보다 오래된 세계에는 비참한 것이 무성했다. - 처음과 같이 이제 와 항상 영원히 중

- -가끔은 증오가 모든 걸 해결하는 것처럼 보여요.
- 가끔은 증오가 모든 걸 망치는 것처럼 보이지. - 울게하소서 중

- 누군가가 불안을 내다 버리기 위해 인간을 만든 건 아닐까. 뒷골목에 쓰러져 있는 당신을 내가 주워 왔다. 불안을 전부 게워 내라고 두들겨 주었지. 도대체 나는 누가 내다 버린 불안이지? 있잖아요, 온 세상이 잠들었을 때에도 나는 어지러움을 느껴요. 나 빼고 모두가 춤을 추는 기분이고 나 혼자 쓰러지죠. - 하늘은 다홍빛 불타는 시간에 중

- 괴로움은 슬픔의 친구입니까. 과거는 마음을 오리고 천천히 조각낸다. 누구도 날 한 번에 부수지 못해요. 썰물에 쓸려가는 모래성. 나의 머릿속에는 빗방울로 돌을 깎는 조각가가 있습니다. 더 얇게. 어, 더 얇아질 때까지...... 이것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 정원이라고? 돌을 깎아 만든 게 대못이라고?
차라리 이 빗물로 얼굴이 녹아 버렸으면...... - 관자놀이에 푸른 점 중

- 의자에 앉은 채로 꿈을 꾸다가
어둠 속에서 맹수의 눈빛만 선명할 때...... 오로지 나는 혼자서 슬프게 되었다. - 관자놀이에 푸른 점 중

- 태어나면 죽을 날을 기다리고.
봄이 오면 겨울이 오고.
아침이 가면 밤이 되고.
걷다 보면 도착하고.
사랑을 하면 작별을 하고.
사랑 없이도 작별을 하고.
작별을 하고.

영원, 그것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을 집착과 불안에 빠지게 만드는 것일까. - Fin 중

- 그 영화는 나였다. 언제나 불안하고, 그 불안을 이해받지 못해 슬프고, 그 슬픔이 무척 사소한 것 같아 외로운 나.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고작 벌레 나오고 밥 먹다 우는 이야기라니.
(...)
그런데 영화가 그렇지 않나? 시가 그렇고, 또 사랑이 그렇지 않나? 마음에 담아 두고 곱씹다가 문득 그렇구나, 하는 일. 문자로 번역되지 못해도 뭉뚱그려 마음에 꽂히는 일. 두고두고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어 슬픔과 기쁨, 상실과 우울, 언어로ㅗ 치환할 수 없는 정서를 대변하는 일. 벌레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처럼 무척이나 초라해지고 마는 내 마음을 내비치는 일.
조금 창피하고 쑥스럽지만 솔직한 이야기가 나에게서 쏟아져 나와 우리의 손을 잡는 일. - 나의 혼잣말이 상영되는 심야 극장으로 중

2026. jan.

#이것은천재의사랑 #양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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