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인 상상력과 표현들이 콕콕 찌르듯 다가왔다.일면 초등학교 선생님 같은 느낌을 주는 시.무언가의 속성에 대해 곰곰이 깊게 곱씹게 되는 시.- 두드리는 사람은 없었지만문을 열었어누군가 문틈에 끼워둔 햇빛이발밑으로 툭 떨어졌지쪽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네너무 오래 닫혀 있던 시간에 대해아무것도 밀고하지 않겠다는 듯이굴러갈 용기가 없어 멈춰 있는 공처럼웅크려 있던 밤에 대해서는 오로지나의 기록에 맡기겠다는 듯이 - 아키비스트 중- 그리고 언젠가 눈높이만큼 자란 내가 창가에 다가가네 어깨를 지그시 누른다면나눠줄 수 있겠니?네가 읽는 책에 어떤 절망이 쓰여 있는지네가 있는 세상에 어떤 절망이ㅣ 휘날리고 있는지우리는 끝나지 않는 장면을 펼쳐두자귀퉁이에 가만히 손가락을 얹고같은 쪽을 오래도록 바라보자 - 생각하는 문진 중- 인간의 내면은 아무도 모르게썩지 않는 글자를 유기하는 강물이거든누군가의 밑바닥을 보고 난 후에는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저 위로 돌아갈 수가 없어그건깊은자기혐오저기저 아래어둡고 축축한 굴속에 빠져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어 - 깊이에의 연구 중- 가로수의 그늘을 훔치던 한여름을 지나도난 방지기를 무사히 통과한 기분으로 살지가난 장마 해변 연민아름다운 돌인 줄 알고 몰래 쥐고 있던 것들을여전히 품 안에 감추어두면서빛의 색출이 뜨거운 날에는 마음을 숨죽이지 - 여름 비행 중- 나는 따뜻한 쓰레기누군가 공중에 매달린 마음으로 쥐고 있던 우산 한 자루언젠가,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손들, 손가락들오랫동안비에도 바람에도 지고 말았지도깨비처럼 찾아오는 미움, 미움에게도 - 비와 현실 중- 우리도 발자국 화석을 만들 수 있을까그러면 저 자리에 영원히 남을 수 있을 텐데그러기에 우리 몸은 너무 가볍네멸종을 모르는 것처럼 무구하네 - 소리 헤엄 중- 세상의 모든 가족은신의 탁란에 속아넘어간 바보들한 지붕 아래 넣어두면 그게 사랑인 줄 알지 - 탁란 가족 중- 음악이 담긴 책에는 음악의 부호가고독이 담긴 책에는 고독의 부호가 부여된다사람들은 분류에 의존하여 서로를 찾는다그렇다면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책이다나는 오래 읽을 것이다 - 사랑의 분류 중2025. nov.#자꾸만꿈만꾸자 #조온윤 #문학동네시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