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한 권에서 단 1편의 시만 건져도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표제의 싯구가 들어가 '반도네온이 쏟아낸 블루', '공전' 이 두 편이 특히 좋았다.소개되어 있는 진도 씻김굿을 읽는 내내 유튜브 영상으로 찾아보았는데 며칠을 푹 빠져 보았다.김대례 선생의 '진도 씻김굿', '초혼지악'.이것까지 알게 해준 고마운 시집.- 항구의 여름, 반도네온이 파란 바람을 흘리고 있었다 홍수에 떠내려간 길을 찾는다 길이 있던 곳에는 버드나무 하나 푸른 선율에 흔들리며 서 있었다 버들을 안자 가늘고 어여쁜 가지들이 나를 감싼다 그녀의 이빨들이 출렁이다가 내 두 눈에 녹아 흐른다 내 몸에서 가장 하얗게 빛나는 그곳에 모음들이 쏟아진다 어린 버드나무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깊은 바다였다니... 나는 그녀의 어디쯤 잠기고 있는 것일까 깊이를 알 수 없이 짙은 코발트블루, 수많은 글자들이 가득한 바다, 나는 한 번에 모든 자음이 될 순 없었다 부끄러웠다 죽어서도 그녀의 밑바닥에 다다르지 못한 채 유랑할 것이다 - 반도네온이 쏟아낸 블루 중- 아무 증명도 필요 없었다비에 젖은 우산처럼 - 모노포니 중- 나무 둘레에 나이테를 그리며 돌고 있던 나는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늙은 성벽이 되었다 - 공전 전문.2024. oct.#모음들이쏟아진다 #정재학 #창비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