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
정지돈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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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조금 이상하고 재밌는 작가.
‘그 일당’의 글들은 늘 그렇다.

- 나는 뭐든 내 위주로 생각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야지 하루하루 견딜 수 있다. 가까스로...... - 18

- 진짜 망했을 때에야 비로소 망하지 않기 위해 희망을 불사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학의 주된 원료는 망함이다. 좀더 그럴듯한 단어로 하면 파국, 몰락. 쉬운 단어로는 실패, 패배. 요즘 유행하는 단어로는 인류세? 어쨌든 문학은 일종의 불사조다. 잿더미 속에서 부활해 날아오르는 한 마리 찬란한...... - 30

- 저항은 특정한 대상이나 시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매 순간 우리의 본성에 저항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대상이나 친구들에게 저항해야 할지도 모르고 믿어왔던 것에 저항해햐 할지도 모른다. 차별과 혐오는 예외적인 행위가 아닌 일상적인 상태에 가깝다. 그러므로 저항 역시 그래야 한다. 저항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져야 할 상태다. - 133

- 악취미지만 나는 싫은 것을 공유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진다. 세상에는 싫거나 어이없는 게 너무 많다. 그런 걸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성인군자인 양 구는 사람과는 대화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넌 왜 이렇게 부정적이니? 같은 말을 하면 영원히 안녕이다. - 146

- 찰리 : 아무래도 나 달아날까봐.
루시 : 너 문제로부터 달아나는 타입이었니, 찰리 브라운.
찰리 : 아니. 천만에! 난 머물러 싸울거야! 나의 모든 힘과 재능을 발휘해 내 행위가 정당했음을 증명할 거라고!
루시 : 너 그냥 달아나는 게 좋겠다!
그렇다. 찰스 슐츠가 맞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힘과 재능을 발휘해 달아나야 한다. - 253

2023. jul.

#당신을위한것이나당신의것은아닌 #정지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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