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70년대가 절로 떠오르는 가족 대하 소설.

심리적으로 취약한 양육자가 아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작용들.
개인의 의지로 그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것은 정말 운이 좋아야 가능할 것이지만, 어쨌든 소설에서는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하기에 긴카는 모든 부정의 힘을 이겨내고야 만다.
물론 물려받을 수 있는 양조장이 있으니 더더욱 가능한 일이다.

도다 준코의 소설 중에서는 인생역경 순한맛에 속한다고 하니 잘 골라 읽은 듯 하다. 역경이 고될수록 읽는 입장이지만 같이 힘들어지니까.

- 앞으로는 무엇이든 다 잘될 것이다. 왜냐하면 간장 양조장에 좌부동자가 살기 때문이다. 그 동자신이 지켜줄 것이다. 엄마의 손버릇도 나아질 것이다.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 35

- 아빠가 꿈꾸는 러시아 초원에는 아무도 없다. 엄마도 없고 긴카도 없다. 그것이 아빠의 소망이자 아빠가 꿈꾸는 세상인 것이다. - 129

- “오동통 참새 토령. 복어처럼 동그랗게 부푼 거였는데, 딸랑, 딸랑, 하고 예쁜 방울 소리가 나.“
쓰요시가 황당하다는 듯 긴카를 쳐다본다. 미간의 주름 때문에 역시 화난 것처럼 보였다.
”동그랗게 부풀어서 데굴데굴 굴러다녀. 어디로 가는지도 몰라. 그런데 어디로 굴러가든, 가다 멈춘 곳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어. 나는 그걸 받아들이고 살려고 해.“
쓰요시는 아무 말도 없이 날카로운 눈으로 긴카를 노려보기만 할 뿐이다. 긴카는 자신의 말이 얼마나 얄팍한지 깨달았다. 마르고 뾰족한 칼날 같은 쓰요시는 데굴데굴 굴러가는 대신 부러질 것이다. 굴러가고 싶어도 굴러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 252

2023. mar.

#대나무숲양조장집 #도다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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