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으로 점철된 관계라는 점이 이상스럽게 짜증을 유발한다.나한테 뻥치는 것도 아닌데. 구라라고 처음부터 알려줬는데도.- 거짓말은 하는 게 아니라 치는 거라고 알려 준 건 아버지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친다는 건 그다지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이를테면 뺑소니를 친다거나 사기를 친다거나. 그러니까 거짓말을 친다는 건 두루두루 나쁜 짓이었다. 사람을 친다는 의미로 봐도 뒤로 치고 들어간다는 의미로 봐도 달라지지 않았다. - 9 - 거짓말과 진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영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둘은 언제고 돌변해서 입장을 바꾼다. 어제까지만 해도 거짓이었던 게 순식간에 진실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영원한 척 굴다가 누가 언제쯤 다른 가면을 쓸지는 아무도 모른다. - 23- 예전엔 거짓말이면 누구든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무도 될 수 없다는 뜻인지도 몰랐다. - 1652023. mar.#거의모든거짓말 #전석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