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과 해솔의 사랑은 저주일까.돌고 돌아 시간이 한참을 흘러도 끊기지 않는 인연이란 사실 너무 징그럽다고 생각한다.이런 인연의 이야기는 수목 드라마 같은 이미지를 그려보게 된다.어린 연인의 분노가 스스로를 옭아매는 저주가 되고,그것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연 성장인가?) 이야기.- “아무 생각도 없어?”도담은 답답해하며 짜증을 냈다.“넌 뭐, 무슨 생각이 있는데?”해솔이 맞받아쳤다. 짙은 물안개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벌을 주자.”도담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어떤 말은 혀를 통해 입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의식을 붙들어 매고 돌이킬 수 없는 힘을 가진다. 자욱해진 물안개 너머로 가파른 산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고 댐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물을 토해 내고 있었다. - 59- 도담에게 사랑은 급류와 같은 위험한 이름이었다. 휩쓸려 버리는 것이고,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 발가벗은 시체로 떠오르는 것, 다슬기가 온몸을 뒤덮는 것이다. 더는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왜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 100- 두 사람 사이를 너울거리는 파도에 서로의 얼굴이 보이다 말다 하며 어른거렸다. 도담은 해솔에게 가까이 가닿고 싶었다. 그때 조류에 밀려나 두 사람이 멀어졌다. 둘은 물결을 가로질러 서로를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다. 해솔과 도담은 손을 뻗어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 앞에 파도가 일고 있었지만 그들은 수영하는 법을 알았다. - 2962023. jan. #급류 #정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