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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핵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큰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인데. 기대에는 못 미쳤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통찰을 서구인에게 온전하게 기대한다는 것은 헛된 희망일까.
두루뭉실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 그들의 통치는 착취 행위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은 아니었으니까. 그들은 정복자들이었어. 정복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포악한 힘 뿐인데 그런 힘을 가진 것이 자랑거리는 아니야. 왜냐하면 누가 그런 힘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약하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우연한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이야. 그들은 그저 얻을 수 있는 것을 얻기 위해 손에 잡히는 것을 다 움켜잡았을 뿐이야. 그것은 폭력적인 강도 행위요, 대규모로 자행되는 흉측한 살인 행위에 불과했는데,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그 행위에 덤벼들었어. 그것은 일종의 암흑 세계를 다루는 사람들에게나 아주 적합한 행위지. 이 세계의 정복이라는 것이 대부분 우리와는 피부색이 다르고 우리보다 코가 약간 낮은 사람들에게 자행하는 약탈 행위가 아닌가. 그러므로 그 행위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아름답지 않아. 그런 꼴사나운 행위를 대속해 주는 것은 이념 밖에 없어. - 15
- 우리가 인생에서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우리 자아에 대한 약간의 앎이지. 그런데 그 앎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결국 지울 수 없는 회한이나 거둬들이게 돼. 나는 죽음을 상대로 씨름해 왔어. 그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다툼 중에서도 가장 맥 빠지는 다툼이야. 어떤 막연한 회색 공간에서 그 다툼을 하게 되는데, 발로 닫고 설 땅이 없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며, 구경꾼도 없고, 소란도 없고, 영광도 없고, 승리를 향한 커다란 욕구도 없고, 패배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이 없으며, 미지근한 회의로 가득한 진저리 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자신의 정당성에 대한 많은 믿음도 없고 우리의 적수인 죽음에 대한 믿음은 더더구나 없이 다투기만 하는 거야. - 162
2022. jul.
#암흑의핵심 #조지프콘래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