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이장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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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가의 글이라면 이처럼 문장에 집중하며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문장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런 최애 작가 중 하나.

-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에 매혹당해 본 적이 있어?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이상한 일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믿음의 대상이 되다니. 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믿음이 강해지다니. 사랑도 마찬가지인가. 당신을 온전히 알지 못해서 사랑의 감정이 고양되는 건가. 나에게는 그런 것이 무섭고도 우울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10

- 돌아서서 하는 말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공개 된 말과 태도다. 증명할 수 없는 진실이 아니라 오픈된 프로세스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그게 인류 사회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34

- 어떤 근육은 작은 기쁨을, 어떤 근육은 사소한 슬픔을, 어떤 근육은 깊은 망각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그것들을 해독할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의 얼굴에서 그것들이 일렁이는 모양을 사랑할 수는 있다.-78

- 나는 산책이 아니라 배회를 하는 사람. 나의 배회는 주위의 모든 것에 이질감을 느끼는 일. 내가 포함되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낯선 세계를 걷는 일. 나는 그 세계를 배회한다. 다른 세계에서 이제 막 이곳에 도착한 사람처럼. 오로지 밤과 어둠만이 나의 편.-287

- 사랑없는 연애 소설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사랑없는 삶이 가능한 것처럼.
단지 생존 하는 삶도 삶인 것처럼.-작가의 말

2021. jun.

#캐럴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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