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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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
다정하고 좋은 어른, 부모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얼마 후면 태어난지 2년이 되는 조카에 대해 조금 더 애틋해지는 그런 순간이다. 어쩌다 이 냉랭한 세상에 우리의 가족으로 와서, 앞으로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세계를 살아갈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최소한 그 아이들을 보호해야하는 어른이, 못난 짓 만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에 담겨 있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어쩌면 그렇게 완전하게 구축되는지, 어른스러우면서, 아이다운 시절을 놓치치 않고 빼곡하게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양육자가 아닌 나의 자세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글이다.

- 세상의 어떤 부분은 시간의 흐름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나는 어린이에게 느긋한 어른이 되는 것이 넓게 보아 세상을 좋게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기다려 주는 순간에는 작은 보람이나 기쁨도 있다. 그것도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0

- 나는 어린이들이 좋은 대접을 받아봐야 계속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안하무인으로 굴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정중한 대접을 받는 어린이는 점잖게 행동한다. 또 그런 어린이라면 더욱 정중한 대접을 받게 된다. 어린이가 이런 데 익숙해진다면 점잖음과 정중함을 관계의 기본적인 태도와 양식으로 여길 것이다. 점잖게 행동하고, 남에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 그래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는 ‘이상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은 그것이다. - 41

- 사회가, 국가가 부당한 말을 할 때 우리는 반대말을 찾으면 안 된다. 옳은 말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사회에 할 수 있는 말, 해야 하는 말은 여성을 도구로 보지 말라는 것이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성별이나 자녀가 있고 없고가 기준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어린이를 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린이 스스로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약자에게 안전한 세상은 결국 모두에게 안전한 세상이다. 우리 중 누가 언제 약자가 될 지 모른다.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 나는 그것이 결국 개인을 지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 219

- 어린이는 정치적인 존재인다. 어린이와 정치를 연결하는게 불편하다면, 아마 정치가 어린이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236

2021.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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