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한 일
이승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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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를 이야기 하다.
원전은 대략 여기저기서 주워들어(제대로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대개의 성서 베이스 이야기가 그렇다.) 익숙하다.
소돔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은 순응을 말하는가 변혁을 말하는가.
이승우라는 대가를 아직 잘 몰라서 그 점이 장벽이라고 여겨졌다.
점층적이고 심도있게 파고드는 문장은 몰입감이 대단하다.
쓸데없는 동어반복이 아니라는 점이 작가의 역량이겠지.

그래서 그 수줍은 손가락 끝을 바라보며 집중하게 된다.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 무엇보다 사랑은 잘 말해져야 한다. 예컨대 말하지 않은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말해져야 한다.

- 롯이 의도한 것은 구별하는 것이었다. 악과 악이 아닌 것,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나누는 것이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이었다. 섬세해지는 것이었다. 잠든 그들의 윤리적 감각을 깨우는 것이었다. - 25

- 너를 너무 사랑해서 신이 너를 바치라고 요구한 거라고 받아들일 뿐이다. 내 사랑이, 내 지나친 사랑이 그 일을 만든 것이다. - 101

- 사람에게는 균형을 잡는 재주가 없고 사랑에게는 균형에 대한 감각이 없다. - 128

- 나는 내 소설들이 위대한 원작을 조심스럽게 가리키는 수줍은 손가락이기를 바란다. - 작가의 말

2021.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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