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리즈 중 최고.
진중하고 암울하면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히키테가 되고 싶었던 우사.
여자이기에 지워지는 한계에 실망하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그저 좌절만을 안겨주는 분노의 시대.
그래도 소설인데 좀 봐주지...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작가는 가차없다.
그러나 굳이 ˝히키테나 되고 싶어하는 여자라서˝, 정해진 코스를 밟는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결국 지키고자 하는 것을 지키고 마는 것이 아닐까. 슬프지만.
인신공양에 최적의 인물, 어리고 둔한 호.
호가 세상과의 끈을 이어갈 수 있게 분투하는 어른들이 있어서 인간에 대한 희망을 생각하게 한다.
바보의 ‘호‘가 어디로 갈 것인지 스스로 깨치는 방향의 ‘호‘가 되는 순간, 그 희열, 그리고 너무 많은 죽음이 불러오는 슬픔이 이 이야기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보물의 ‘호‘, 모두가 떠난 후에 주어지는 슬픈 이름이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소수의 파워에 휘말려 이리저리 치이는 보통 사람들에 대해,
그 무자비한 힘의 속성에 대해,
비극의 이름으로 외치는 경고같은 이야기다.
- ˝너도 하나키치를 따라 주었으면 좋겠다. 믿으면 거짓도 진실이 되지. 거짓인 줄 알면서도 거짓을 계속 믿는 척하는 것은 괴롭지만, 정말로 믿어 버리면 훨씬 편하다.˝
비겁한 줄 알면서, 덧붙였다.
˝그편이 고토에에게도 구원이 될 것이다. 내게도 구원이 되고.˝
우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 162
- ˝호는 마른 폭포에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 와타베 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싶으신 거지요?˝
와타베는 당황했다. ˝돌아올 수 있다 해도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네.˝
˝괜찮습니다. 저는 기다리겠어요. 그 아이는 인연이 있어 마루미에 왔고 저와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도 외톨이, 저도 외톨이였지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는 자매입니다. 호는 제 동생입니다.˝ - 21
- 언젠가는 반드시, 전부 밝히도록 하자. 더 이상 아무도 비밀 때문에 괴롭히고 괴로워하지 않는 세상으로 만들자. 비밀 속에서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는 일이 없는 세상으로. 그렇게 맹세하고 있는 ‘누군가‘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곳곳에 있을 것이다. - 240
2021. j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