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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해야 치유된다 - 중독 심리치유 에세이
선안남 지음 / 신원문화사 / 2011년 8월
평점 :
"누구와 어떤관계를 맺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본문 30쪽
얼마 전 안철수 교수의 인터뷰를 보았다. 여러 프로그램과 신문에서 이미 본 내용이 많았지만, 그 차분한 어조가 참 듣기 좋았다. 그 중에서 특히 귀에 쏙 들어오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활자중독"이다. 어린 시절 책을 읽는 것이 취미였다던 그는 학교 도서관의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 책을 읽을 때는 내용 뿐 아니라 뒤의 작가의 말과 가격, 인쇄일까지 다 읽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야만 책을 다 읽은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책에 있는 글자를 모두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린 셈이다. 그 말을 들으면서 웃음이 났다. 나는 어떤가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우선 책의 앞과 뒤의 표지를 읽는다. 그것은 때로는 광고 문구이기도 하고, 책에 대한 짧은 리뷰이기도 하다. 그리고 앞날개를 읽는다. 대부분 그 자리는 작가의 소개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뒷날개를 본다. 앞날개의 내용을 잇는 경우도 있고, 출판사의 다른 책을 광고하기도 한다. 그리고 책을 펼친다. 앞부분에 작가의 말이나 추천사가 있는 경우도 있고, 바로 책의 내용이 시작되기도 한다. 내용을 다 읽으면 번역서인 경우에는 옮긴이의 말, 또는 작품에 대한 평론 등이 있다. 거기까지 다 읽어야만 그 책을 덮어도 좋다는 느낌이 든다. 가끔, 참고문헌이 있으면 그것도 다 읽는다. 그러니 나 역시도 "활자 중독"임이 틀림없다.
이 책 <나를 사랑해야 치유된다>는 상담 심리를 공부하는 작가가 영화에서 중독 증세를 찾아보고 주인공들이 그것을 극복하거나 또는 실패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삶과 생활에 연결지어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전체 5장으로 이루어져 사람사이의 관계에 집착하는 관계 중독, 사랑의 대체물에 중독되는 물질 중독,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질주하는 행위 중독 등 다양한 중독 증상과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영화들은 본 것도 많고 이야기를 들은 것도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그 영화들을 보면서 과연 영화 속의 중독을 내가 알아본 경우는 몇 번이나 되었을까?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영화는 '남자가 사랑할 때(When a man loves a waman)' 이었다. 앤디 가르시아와 맥 라이언의 연기가 좋았던 그 영화에서 주인공 앨리스를 영 이해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내가 너무 젊은 나이라서 그랬는지 모른다. 삶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서 술을 마시던 그녀의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 여기저기 감춰두었던 술병을 찾아내고 망연자실한 남편의 표정들과 저변에 깔리던 그 유명한 음악이 떠오른다. 책에서 작가는 그녀의 심리를 이해하고 또 이해하면서 그녀 스스로 자기를 완성하도록 했어야할 남편의 역할을 제시한다. 비록 영화에서 그 예를 찾았지만 그래서 더욱 실감나게 이해가 되는 사례들이었다.
중독이라는 것 중에서 과연 긍정적인 것이 있을까? 술, 도박, 마약, 쇼핑, 음식 혹은 사람, 권력 등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중독은 너무나 많지만, 그 중 어느 하나라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이 중독되고 마는 것은 그것들이 주는 짧은 쾌락이 정말 환상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여기저기 참 함정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언뜻 겁이 나기까지 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아직도 세상 경험이 부족한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좀 슬프고 우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너무 출간을 서두른 탓인지 어쩐지 교정과 교열이 부족한 점이 조금 아쉬웠다. 비전문가인 나의 눈에도 수많은 비문들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좋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보이는 이런 점들이 책의 신뢰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안타깝다.
예) 49쪽, 그리고 그들이 대중들의 변덕스런 욕구에 따라 그들이 휘둘리게 된다면 더 외롭게 미쳐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