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펜스 하우스 -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책이란 어떤 것일까? 처음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 책을 읽는 동안의 행복때문이었다. 그리고 함께 책을 나누는 사람들도 좋아하고, 이젠 책 자체를 좋아한다. 책 이야기를 다룬 책은 다 사 모으고, 책을 다룬 영화는 필히 본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책들도 일단은 다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호화 장정의 화려한 책을 보면 미소가 절로 피어나고, 단아한 표지의 책을 보면 두 손으로 공손히 만져보고 싶다.
  이 책 <식스펜스 하우스>를 처음 만났을 때,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인 표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부제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에 눈이 간 순간 이 책은 나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다.

  미국 작가 폴 콜린스는 지독한 책 벌레이고 골동품수집가란다. 그러니 그가 사랑하는 것은 당연히 오래된 책일 것이다. 그는 새로운 책의 출간을 앞두고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다. 샌프란시스코의 물가를 감당하며 살 수 있는 형편이 안 되었기 때문에 영국 시골에 살면 어떨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 이 집을 팔고 건너가서 아주 오래된 집에서 오래된 책들하고 같이 사는 거야. 나는 책을 쓰고 거실에서 피아노를 치고, 당신은 책을 쓰고 다락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홀릭스를 타 마시면서 BBC라디오를 듣는거야."(13쪽에서) 얼마나 멋진 생각일까? 나도 그러고 싶다. 세계적인 책마을 HAY ON WYE에 휙 날아가서 집을 얻고 책을 쓰고 피아노를 치고 산책을 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삶을 이렇게 쉽게 꿈꿀 수 있다니, 어떤 사람에겐 평생 이룰 수 없는 상상에 불과하기도 한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 그렇게 했다. 미국의 짐을 정리하고 영국으로 날아가서 기차를 타고 찾아간 헤이. 단 하나 작은 문제는 집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헤이의 마을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헤이의 가장 큰 고서점에서 책을 분류하는 일을 한다.

  세상의 모든 헌 책들이 모이는 마을에서 그는 아주 행복했을 것이다. 이 책 <식스펜스 하우스>는 거의 골동품이나 다름없는 귀한 책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창고와 같은 서가에서 이 책을 빼서 저 쪽으로 옮기고, 가끔씩 한 페이지를 열어보면 이 책을 읽었던 사람들의 낡은 흔적이 남아있는 그런 시간들의 기록이다. 언젠가는 그 곳에 가서 낡은 가죽 냄새가 나는 책들의 틈바구니에서 폴 콜린스가 꾸었던 꿈들을 따라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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