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산책과 위로의 시간들, 개정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참 근사하다는 생각에 아무런 망설임이 없었다. 게다가 포토에세이라는데야 뭐. 아름다운 사진과 가슴에 문득 새겨질 듯한 명민한 문장들이 한동안 내가 만나러 갈 행복이 되어 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읽을 수록 어디선가 본 듯하다. 그 말투와 사진들이 너무도 눈에 익어서 서가를 찾아보았다. 있다.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2년 전에 읽었던 책의 재판인 것이다.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놓고서 웃음이 떠올랐다.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이 오렌지 색조의 따뜻한 오후를 말하고 있다면 이 책 <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는 가득한 햇볕이 부담스러운 나른한 오후를 이야기한다. 정말 낮잠이라도 자야할 듯이 말이다.

  한창 바쁠 때라서 그 책의 한적함에 눈이 부시게 부러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 깊은 감동을 주었던 한 할머니의 사진을 찾아 보았다. 길가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시주를 올리는 사람들의 거친 발바닥도 또 다시 만났다. 그대로다. 루앙프라방에서 산책을 하고 위로를 받는 그 시간들은 여전히 부러웠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곳, 아름답고 조용한 사람들과 경건한 노비스가 조용히 지나가는 곳이 바로 루앙프라방이다. 그 곳에서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햇살을 즐긴다. 눈이 아름다운 소녀 펍피와의 행복한 산책으로 빛나는 오후들이, 열 세살이 너무 지루한 노비스 스그롱의 아이다움이 사진 속에 그대로 살아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써바이디" 인사를 나누며 지내는 그 시간들이 사진 속에서 손짓한다.

 

 "손이 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가 언제인 줄 아세요?

  손이 진정으로 필요할 때가 언제인 줄 아세요?

  그건 바로 누군가를 쓰다듬고 어루만질 때랍니다."

 본문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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