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다. 그녀의 외모가 요즘 흔히들 꼽는 것처럼 섹시한 것도 아니고, 패셔니스타라 불릴 만큼 유행을 선도하는 것도 아니지만, 단정한 모습으로 데스크에 앉아서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소식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가 전하는 뉴스에는 어쩐지 세상에 대한 가득한 애정이 느껴져서 유독 채널을 고정하게 만들었다. 우리 어릴 적만해도 텔레비전에서 진행을 하는 사람은 남자였다. 여자 아나운서나 앵커는 남자 아나운서가 하는 말에 대답을 하거나 슬쩍 부연 설명을 하는 수준에 있었다. 그러나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여성 앵커가 단독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 여성 앵커 둘이 진행하는 뉴스도 있다. 어린 시절 잠시나마 앵커의 꿈을 가졌던 나는 이 김주하 아나운서의 책을 참 즐겁게 읽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보도국의 일상을 다큐로 방영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본 보도국의 활기찬 풍경이 참 부러웠다. 뉴스의 첨단에 서서 세상 사람들에게 온갖 소식을 다 전해주는 그들의 일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김주하씨는 또한 앵커일 뿐 아니라 기자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는 뉴스 진행에 만족하지 않고 뉴스를 찾아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이 참 당당하고 근사해 보였다. 스스로 자신에게 목표를 정해주고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모습은 우리 후배와 딸들에게 진정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다. 이 책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에는 김주하 앵커의 방송국 입사기와 그동안의 취재 및 진행 일지들이 기록되어 있다. 특종을 전했을 때의 환희와 악전고투 속에 좋은 방송을 보냈을 때의 기쁨, 고통스런 노력과 정성에도 불구하고 취재에 성공하지 못했던 아픔과 또한 세상 모두에 대한 그의 사랑의 기록이다. 사채때문에 괴로워하던 여인을 도와주지 못한 그의 안타까움과 경쟁 속에서 동료의 고마움을 느꼈던 독도 취재, 그리고 아테나 여신이 되었던 올림픽 취재와 신나던 월드컵의 기록들이 정말 흥미로웠다. 그러나 애완견 관련 취재의 내용을 읽으면서 김주하 아나운서 못지않게 마음이 아프다. 이 마음이 어쩐지 앞으로도 오래도록 문득 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 일찍 뉴스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저들은 도대체 잠을 자는 것인가 궁금함을 가졌던 적이 있다. 오늘 아침 뉴스를 전했던 그들은 새벽 두 시 혹은 세 시에 출근을 한단다. 화면에 근사하게 나온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근사하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느 일이나 고통스런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김주하 기자의 취재를 듣고 싶다. 오래오래 김주하 앵커의 뉴스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