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세계사 - 음식, 인류 역사 1만 년을 가득 채운 그 달콤 쌉싸래한 이야기
주영하 지음 / 소와당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가지 즐거움이 있다. 사람을 사랑하는 즐거움,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는 즐거움 그리고 책을 찾아 읽는 즐거움 등 저마다 다 다르고 또 같기도 하다. 그 중 공통적으로 다들 사랑하는 것 중에 하나가 먹는 즐거움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단지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을 찾아가기 위해서 여행을 계획하기도 할 정도로 먹는 즐거움이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맛난 음식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조차 있지 않은가 말이다.

 세상이 점점 좁아져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칠리소스를 바른 나초에 기네스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세계 각 나라의 멋진 음식들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가. 여러나라의 독특한 음식들을 보면서 가끔은 이것들은 우리 곁에 언제쯤 왔을까? 혹은 이것들을 처음 먹은 사람은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 때도 있다.

 이 책 <맛있는 세계사>에는 바로 그런 숨은 이야기들이 열 가지나 있다. 최초의 문명이 만들어낸 음식인 빵, 로마 군대와 함께 지중해를 장악한 치즈,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에 들어온 국수,  중세 유럽의 농민 음식인 소시지, 십자군 전쟁으로 유럽에 전해진 사탕과 신대륙 아메리카의 토마토가 완성한 피자와 오스만의 케밥, 과학의 힘을 입은 초콜릿과 영국의 식민지배로 탄생한 인도의 커리, 그리고 20세기 미국의 힘이 만들어낸 햄버거가 그 주인공이다. 각각의 음식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음식이 그들의 삶 속에 얼마나 깊이 관계되어 있는지를 이 책은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각 음식마다 그 음식의 이야기에 언급된 역사적 배경들까지 그림 또는 사진으로 전달하고, 바르고 공정하게 생각할 문제거리들을 주어서 사고의 폭을 넓히게 한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음식은 바로 국수였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누들로드 Noodle Road>를 퍽 흥미롭게 볼 정도로 나는 국수라는 음식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많다. 밥보다 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지라, 동네에 새로 국숫집이 생기면 꼭 챙겨서 찾아가곤 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국수의 나라인 중국을 여행하면서 '국수 기행'을 하고 싶은 꿈도 꾼다. 그러니 국수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다. 다만 이 책은 국수만을 다루는 책이 아니기에 그 설명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그 대신 다른 음식들이 또 나를 기다리지 않는가. 요즘 조금씩 베이킹을 시도해 보는 중이라서 빵에 대한 관심도 많고, 이젠 치즈도 더 알고 싶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음에도 결코 가볍지 않으며,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음에도 결코 깊이를 무시하지 않는다. 한창 음식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게도, 시사 상식이 곧 실력을 키우는 길인 수험생에게도 권하고 싶은 좋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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