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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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가 사는 동네는 메인주의 한 작은 마을이다.

 그 동네의 사람들은 서로 어릴 때 부모님께 야단맞던 모습을 알고 있으며 , 처음 데이트 나갈 때 어떤 옷을 입고 누구와 만났는지 다 알고 있다. 그들은 부모를 잃고 상심했을 때 함께 맥주잔을 기울여 주기도 했고, 필생의 연인을 만났을 때 몰래 보고 평가를 해 주기도 한 사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그들의 세계에 나타난 사람들이 작은 거리를 거닐고 항구에서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낯설어할 때, 어미새가 날개를 벌려 새끼를 품듯이 그들을 품어내기도 한다.

 바닷가의 작고 평범한 마을의 노부부 올리브와 헨리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을의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얽힌 이야기들은 다들 각각의 굴곡이 되고 슬픔과 웃음과 상처가 되어 그들을 감싸고 흐른다. 억세고 강한 수학 선생이었던 올리브는 착한 남편 헨리와 평온하게 늙고 싶었다. 늘 안쓰럽기만 했던 아들 크리스를 위해서 아름다운 집을 짓고 그 아이가 가족들과 그 근사한 정원에서 느긋한 휴일을 보낼 것을 상상했다. 그러나, 아들은 도회지에서 온 버릇없는 여자와 결혼을 하더니 마을을 떠나다 못해서 대륙을 가로질러 서부로 가버렸고, 헨리는 올리브만 남기고 쓰러지더니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 버렸다.

 아름답지만 슬픈 피아니스트와 엄마의 자살을 목격하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다시 죽으러 고향을 찾은 의사와 거식증에 시달리는 아가씨가  다들 자기만의 고통을 담담히 읊고, 남편을 잃은 여자의 슬픔과 더 이상은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아내를 볼 수 없는 남자가 그들이다. 그러니,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여러가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내 예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것이다. 그들의 삶은 결코 조용하지만은 않았다. 세상 어느 누구의 삶이 조용할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누구나의 가슴에든 북소리가 울리고, 불꽃이 켜졌다가 꺼지기도 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나하나 촛불같은 사람들의 인생이 모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거리의 사람들, 오늘 찻집에서 우연히 스친 여인과 은행의 그 남자들. 그들이 바로 올리브네 마을의 사람들이다. 이 세상의 모든 마을이 올리브네 마을이므로.....

 

289쪽 아래에서 두번 째줄

          오늘은 종일 휠체어에 앉지 앉았다. -> 오늘은 종일 휠체어에 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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