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평원의 개미들 - 제2회 문학동네 청소년장편소설 공모 대상 수상작
오송이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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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모래 평원은 어디일까?

 

  한 소년이 있다. 그에게는 친구가 있고, 친구는 연인이 떠난 자리에 그대로 앉아 언젠가는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소년은 친구의 곁에서 함께 기다린다. 소년은 친구의 연인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소년은 친구를 떠나지 못한다. 그 친구는 친구일 수도, 형제일 수도, 혹은 소년 자신일 수도 있다. 친구의 몸은 점점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곧 다가올 모래 폭풍의 예감에 소년은 두려워진다. 소년은 끊임없이 친구에게 떠날 것을 간청하지만, 친구는 이제 집으로 가는 길조차 잃었다고 말한다. 그 모래 평원으로 집배원이 오고, 세금 징수원이 오고 강도가 온다. 경찰은 시름에 잠겨 한없이 먼 지평선을 향하여 떠났으며, 임산부는 시막 한 가운데서 비명을 지르며 죽은 아이를 낳는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사막은 있다. 그 황량한 곳에서 우리는 외로움을 키우고 고독에 물을 준다. 그리고 세상의 거친 비바람에 시달릴 때 그 곳으로 돌아가 조용히 뜨거운 태양 아래의 모래에서 젖은 심장을 말린다. 어쩌면 소년의 모래평원은 소년의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곳에서 소년은 외롭고 힘든 날들을 보내면서 탐욕에 눈을 뜨고 거짓말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또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미지의 그녀를 기다리면서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모래 평원이 상징하는 것은 소년의 앞에 남아있는 이 거친 세상일 것이다. 그 곳에서 소년은 친구를 배우고 사랑을 알고 이별의 상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생의 질김을 깨달을 것이다. 또, 인생의 황혼인 사람이나 배가 부른 여자나, 혹은 짐을 들고 다니는 험한 사내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소년은 유랑민들이 가르쳐 준 그 별자리를 볼 것이다. 별자리를 따라가면 쭉 뻗은 건조하고 뜨거운 철길과는 다른 곳으로 소년을 데려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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