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 라운지
박성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차가운 겨울날의 아침을 떠올린다. 아니 떠올릴 것도 없다. 오늘 아침 날씨가 그랬으니까. 
 하루 늦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온 세상은 흰 눈으로 가득차서 아름답기 그지 없는 광경을 만들어 냈다.

 이 눈은 어제 오후 3시경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모처럼 내리는 눈에 반가운 마음도 잠시 길은 조금씩 혼잡해지기 시작했다. 정비가 시원찮은 차를 몰고 나온 터라 쌓이는 눈이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앞에 가던 차의 바퀴가 헛돌기 시작했다. 온몸은 긴장으로 굳어지고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운전을 하면서 얼마 전 읽은 이 책 <노르딕 라운지>에서 언급한 대목이 떠올랐다. 헬싱키에서 저자는 마른 노면을 달리는 자동차에서 들리는 '다닥닥닥' 소리를 들으며 신발 밑창의 소재만큼이나 특화된 자동차 타이어의 소재를 보았던 것이다. 아, 우리나라에도 이런 바퀴가 나와야하지 않을까? 정말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었다.

  저자는 음악을 업으로 하는 사람답게 충만한 감성으로 북유럽을 만난다. 그는 스칸디나비아의 심플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에 반하여 곳곳을 여행한다. 건물의 깔끔한 창, 쇼윈도우의 디스플레이와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거리에서 뛰어노는 빨간 볼의 아이들에게서 에너지를 충전한 그는 그의 발길 닿는 곳곳의 흔적을 담은 음악을 만들어 그의 기억을 기록한다. 그저 그런 음식과 우유를 탄 임팩트없는 커피의 맛, 눈이 번쩍 뜨일만큼 비싼 물가 그리고 텅 비어보이기까지한 도시의 단조로움까지도 저자는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페이지마다 그가 만든 음악과 그가 다녀온 곳들의 정보가 가득한 QR코드가 스마트한 시대의 독서의 자세를 제시하고, 장식을 배제한 깔끔한 유리 건물들은 누구나 디자인의 감각을 깨닫게 한다.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요즘 음악의 흐름을 모르는 지라 '라운지'음악이라는 장르는 낯설다. 단지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호텔의 로비에서 흐르는 듯한 음악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인 듯하다. 강렬한 비트나 휘황한 사운드는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흰 눈이 가득한 벌판에서 뛰어노는 털실 몽글몽글한 모자를 쓴 아이들의 배경에 깔리는 음악으로도 어울릴 것이다. 차가운 공기에 코 끝이 빨개지는 아침, 양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 여인의 배경으로도 어울리지 않을까? 마치 오늘 같은 그런 날 말이다.  

 가벼운 음악과 같은 느낌의 책이다. 근사한 사진과 살짝은 가벼운 느낌이 드는, 정확한 의미 전달보다는 알 수 없는 감성의 나열이라고 보여지는 짧은 글들, 그리고 음악과 책에 대한 찬사가 이 책에서 받은 느낌이다.  

 

49쪽 5째줄   전원을 꼽을 수 -> 꽂을 수

195쪽 2째줄 꽃병에 꼽아 둔 -> 꽂아 둔

282쪽 1째줄 김보경 홍보팀장님께 -> 김보경 홍보팀장님께서

 

꼽다 : 1. 수나 날짜를 세려고 손가락을 하나씩 헤아리다.  2. 골라서 지목하다.

꽂다 : 1. 쓰러지거나 빠지지 아니하게 박아 세우거나 끼우다. 2. 내던져서 거꾸로 박히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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