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법칙 민음사 모던 클래식 35
러셀 뱅크스 지음, 안명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표지의 사진을 보면 한 젊은 아이가 머리를 면도기로 밀고 있다. 거울을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의 팔에는 문신이 크게 새겨져 있다. 아마도 주인공 채피ㅡ아니 본의 모습이 이럴 것이다. 다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본이 좀 더 나이들어 보였다. 본은 열 네살이 아니던가.
 소설은 마리화나에 중독되어 돈이 될 것을 찾아 집 안을 뒤지는 채피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늘 울기만 하는 엄마, 끔찍한 의붓아버지에게 벗어나 행복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 채피에게는 마리화나가 필요했고, 돈은 없었다. 엄마의 침실 구석에서 발견한 가방 안에는 총과 옛날 동전들이 가득했다. 조금씩 그 동전을 꺼내어 마리화나를 사던 채피는 결국 그 때문에 집에서 쫓겨났고, 폭주족 무리와 함께 살던 러스에게 얹혀지낸다. 마리화나를 조금씩 팔면서 근근히 조무래기 범죄자로 살던 채피는 어느 날 폭주족들의 범죄에 연루되고 그들의 거부에 러스는 반발하지만, 결국 집에 화재가 나면서 일단락된다.
  채피와 러스는 마을을 떠나 여기저기 떠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이름을 본으로 바꾸면서 그는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이다. 마약에 찌든 두 소년의 방황은 결국 다툼으로 끝나고 러스와 헤어진 본은 자메이카 출신의 불법 체류자인 아이맨을 만나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다. 자신을 쓰레기라고 생각하던 본에게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한 아이맨은  식물만을 먹고 음악을 즐기면서 지치고 힘든 본의 마음을 위로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메이카로 향한다. 그러나  자메이카에서는 평화롭게 살게 될 것이라는 본의 예상과 달리 많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본은 그동안의 자신의 삶과 인간 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가야할 길을 명확히 알기는 어렵다. 우리는 많은 갈래의 길에서 방황을 하지만, 그 당시에는 항상 어쩔수 없이 한 곳으로 쫓겨가는 듯한 느낌에 헐떡이게 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의 답답함이 시간이 흐른 뒤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마치 양 눈 옆에 가리개를 단 채 달리는 경기장의 경주마같은 느낌인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실수를 거듭하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 가야할 길들을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어른이 되는 과정일 것이다. 조금은 지나치다 싶게 어두운 이 소설이 내게 준 것은 소년들에 대한 좀 더 관대한 마음이다.
 
"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다면 아이맨에게 의견을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거대하고 차디찬 우주의 정적을 가로지르는 그의 목소리를 들 을 수 있을 것이다. 본, 네게 달렸어. 이 대답이 바로 내가 원하는 전부이다. "
476쪽
 
361쪽 13째 줄
    나는 때까지도 -> 그 때까지도
384쪽 19-20째 줄
   라스타파리안들과 정기적으로 가진 후커 담뱃대에 칼리를 넣어 피우는 정기적인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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