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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1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3월 6일 오전
스털링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은 자율학습을 하고, 카페테리아에서 시리얼과 젤리를 먹고 있었다.
그리고 느닷없이 주차장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갑자기 나타난 피터 호턴은 총을 들고 있었다.
그는 왜 총을 들고 나타나야 했을까?
피터가 원한 것은 '그들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었다.
스털링 고등학교의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피터를 알았다. 속이 들여다 보일 듯 창백한 아이, 맷과 드루등 운동부의 주전 선수들이 괴롭히는 아이, 말이 없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아이, 아이들이 책을 빼앗고 도시락을 스쿨버스 창 밖으로 던져도 아무 말도 못하는 아이였다. 심지어 그의 친형인 조이조차도 피터를 학교에서 만나면 모른 척하거나 '호모'라고 부른다.
그리고 어린 시절 피터를 위해서 다른 아이들과 싸워주던 조지조차도 이젠 그를 외면하고, 피터를 가장 괴롭히는 맷과 연인이 되어버렸다.
이 소설은 조지의 시각으로 시작된다. 미혼모인 조지의 엄마는 스털링의 판사이다. 언제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완벽한 사람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어느 날부터 조지와 엄마는 내면을 공감하지 못한다. 피터가 가엾고 그를 배신하는 것이 괴롭지만, 맷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 조지를 흔든다. 조지의 모든 것을 소유하려하는 제멋대로인 맷은 조지를 꼼짝고 못하게 하고, 심지어 폭력을 쓸 때조차 있지만, 조지는 그를 떠나지 못한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에게조차도 말하지 못한 맷이 주는 상처를 피터는 금세 눈치채고 맷에게서 그녀를 떼어놓고 싶어한다. 조지는 그의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인기인이 되고 싶은 마음과 순수한 피터에 대한 애정, 그리고 어울리는 친구들에대한 실망감은 조지를 끝없이 혼란케하고 엄마의 약병에서 수면제를 한씩 꺼내어 모으게 한다.
조지 피콜트의 이 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고교총기난사 사건을 피해자의 입장에서만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피터의 친구인 조지의 눈을 통해서 피터의 고통과 시달림을 그리고 서서히 망가져가는 그의 정신을 전해주어서 그 고통의 원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아이를 둘이나 학교에 보내고, 또 아이들과 늘 생활하는 처지라서 이 소설에 더욱 공감이 갔는지 모르겠다.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모두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