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In the Blue 3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젠 드디어 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쓰면서 불가리아를 우리에게 데려온다.
  대부분의 여행서와 달리 이 책의 표지는 여행지의 사진이 아니다.  마치 소녀적 감성을 자극하듯(순정만화처럼 이라는 뜻이다.) 가벼운 터치로 그려진 강변의 도시, 한가운데는 낡은 다리를 얹은 강이 흐르고  강변에는 무성한 나무들이 자신의 몸을 강으로 던지듯 바투 다가서 있다. 그리고 흰 벽에 붉은 지붕을 인 작은 집들이 멀리멀리 이어져 있는 그림이다. 그저 바라보고 있어도 편안하기만한 그 그림은 어느 곳일까 궁금해서 안쪽의 사진들을 샅샅이 훑었다. 오, 맙소사! 책의 사진들이 온통 그런 느낌의 곳이다. 유난히 표지 그림과 닮은 사진을 찾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심지어 그 사진은 여름과 겨울 두 모습이 다 실려있었다. 어찌된 것일까? 그리 오래 게셨나?) 불가리아는 바로 그런 곳인 것이다. 옛 건물들이 빼곡한 도시, 추녀와 추녀를 마주댄 오래된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길에서 우리는 사랑의 속삭임을 찾고 싶어진다.

  불가리아의 수도 그이름도 아름다운 소피아와 침묵만이 허락된 수도원, 그림의 주인공인 벨리꼬 투르노보 그리고 속삭임의 그 곳 플로브디프. 이 네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 책을 보면서 세상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 많은가. 짧은 인생, 여유없는 나의 삶이 아쉬웠다. 화려하진 않지만 우아한 건물들이 있는 도시, 트램을 운전하는 여인들이 있는 곳 소피아에서 주인의 개성이 넘치는 창문들이 그 안을 궁금하게 하고, 침묵의 그 곳 릴라 수도원의 정갈한 마루는 수도사들의 경건한 삶을 짐작하게 했다. 불가리아의 옛 수도였다는 벨리꼬 투르노보는 언덕 위의 사람사는 집들이 마치 그림과 같았다. 그 곳에 사는 이들은 그 아름다움을 알까? 내가 사는 여기도 어느 여행자의 눈에는 아름다운 그 곳으로 기억될 지 모르는 일 아닐까?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잤는지, 어느 유명한 곳에서 사진을 찍었는지 보다,  그 곳에 사는 사람의 뒷모습을 담을 줄 아는 사진, 어두운 밤 돌길을 또각거리며 걸을 수 있는 마음, 그것들이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벨리꼬 투르노보의 공예거리 부분

 8째줄 겉잡을 수 -> 걷잡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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