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굿바이 쇼핑 - 아무것도 사지 않은 1년, 그 생생한 기록
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지난 달의 월급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월급날이 지나면 동료직원들끼리 웃으면서 내 통장에 구멍이 있는지 돈이 들어오자 마자 없어진다는 농담을 한다. 한 달 내내 일한 수고가 잠깐 눈에 보여서 흐뭇하다가도 금세 사라지고 마니 허탈할 때도 한 두번이 아니지만, 사실 그 모든 일의 원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 생각없이 사용하는 카드는 물건을 소유할 때의 잠깐의 만족을 주지만, 그 기쁨은 잠깐이고 그 카드대금은 영원하다. 언제까지 이런 빚 갚는 생활을 해야할까?
이 책의 저자 주디스 러바인은 어느 크리스마스 쇼핑날 문득 소비에의 지겨움을 경험한다. 수 많은 쇼핑백들이 거리를 메운 그 날, 바닥에 떨어진 쇼핑한 물건을 주우려다가 찾아 온 그 깨달음은 ' "난 이제 사지 않겠어." 신용카드도 없고 쇼핑백도 없고, 쇼핑도 없는 상태.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뒷표지)을 결심하게 한다. 이 책은 그 일년을 기록한 결과이며 그 과정에서의 사고와 지식의 집합체이다. 그는 돈을 쓰지 않고 사는 삶을 실천하면서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소비를 조장하는 지 우리에게 폭로한다. 모든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로부터 국민들의 관심을 소비로 돌리는 그 나라의 모습은 단지 남의 나라의 우스꽝스런 헤프닝만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과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회적 이슈들이 적절히 어우러져서 자칫 지루하고 관심이 멀어질 내용들을 끝까지 읽고 생각하게 하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끝없는 나의 소비에 대해서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무엇의 결핍으로 인한 보상 심리인지 물건에 집착하는 나의 모습은 쇼핑백을 물웅덩이에 빠뜨리고 허둥대는 주디스의 모습에 닮아있었던 것이다.
"소유하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에 저항하는 물건을 우리는 값지다고 한다. " 게오르크 지멜
본문 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