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청춘에게 - 21권의 책에서 청춘의 답을 찾다
우석훈 외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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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 보면 참 우습기도 하다.

 아이들이 어른인 체하며 똥폼을 잡을 때 입가에 웃음이 서리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게 설령 조소로 보인다 해도 할 수 없을 만큼.

귀엽고 한심하기도 하고 우스운 그 꼴들을 보라지. 조금만 세월이 지나서 삶의 무게, 어른의 심각함을 느끼게 되면 그애들도 금세 나의 이런 심경을 이해할 것이다. 세상이 금방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슬픔도, 출구가 없는 답답한 절망감도 어떤 사람에게는 대단찮은 일로 생각되는데, 바로 그 어떤 사람은 그런 시간을 이미 겪어 낸 경험자다. 그런 나름 힘겨운 상황일 때 누가 옆에서 한 마디라도 도와주면 좋을텐데, 이상하게도 그 당사자는  그 경험자들의 도움을 원하지 않게 된다. 뻔한 꼰대들의 뻔한 잔소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런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 때만 해도 취업이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에 낭만도 있었다.(공부는 안 했다. 그 땐 대학은 놀러 가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젊기때문에 힘들었다. 당시에는 왜 그리 고민도 많고 슬펐는 지 모른다. 그 때 나의 피난처는 책이었다. 그저 닥치는 대로 많은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특별한 계획도 없이 이루어진 독서라서 기억에조차 가물거리는 그 수 많은 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아쉽다.

 이 책 <책 읽는 청춘에게>를 읽으면서 정말로 부러웠다. 나의 그 질풍노도, 좌충우돌의  젊은 시기에  이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공연히 힘든 젊은 시절에 깊은 사색을 불러올 수 있는 책들을 누가 제시해 주었더라면 그 아름답고도 불투명한 시절이 더욱 의미가 있었을까? 이미 일생의 전반기를 넘어서 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초대한 책의 향연에 나도 초대받고 싶다.

 게다가 이 책을 꾸민 사람들이 20대 젊은이라는 데 감탄이 나온다. 한창 각종 스펙과 학점 사이에서 갈등하고 남을 밟고 나가려할 것 같은 그 바쁜 청춘들이 멘토를 찾아서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글을 읽고 그들이 권하는 책을 읽고 함께 생각하며 만들어 낸 책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그저 걱정하는 '요즘 애들'이 그저 애들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권 한 권 권하는 책들의 면면을 살피면서 내가 읽었던 책 혹은 읽으려 했던 책을 발견할 때만다 나의 책 읽기가 그저 헛된 것은 아니라는 데 안심을 하기도 하고, 나라면 이 청춘들에게 어떤 책을 권할 것인지 고민하기도 했다. 사회의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지식인들이 청춘에게 하는 말들은 비단 청춘들이 아니라도 깊이 새겨들을 만하다. 그 멘토들의 나이가 비록 나보다 아래라 하더라도 말이다. 누구에게나 타인이 배워야할 점이 있다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터득한 나의 지혜다.

 이 여름, 청춘들과 함께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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