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데이비드 헌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오랜 만에 정말 멋진 소설을 읽었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표지의 거북스런 사진이 조금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게다가 그 두께가 어찌나 만만찮은 지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매끄러운 표지와 고급스런 재질의 내지가 무려 582쪽에 달하는 이 소설을 처음의 몇 장을 넘기는 순간, 이 책을 다 읽는 날까지 내가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될 지를 상상하며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주인공 케이는 남과 다른 특성을 지녔다. 혹자는 그것을 장애라 부를지 모르지만, 케이의 그 능력은 내겐 매력적이기만 하다. 색맹인 그녀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색맹의 사진가. 얼핏 보면 아이러니한 그 단어들의 조합이 그녀가 찍어내는 사진들이 갖고 있을 독특한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포착하는 그녀만의 능력은 하나를 빼앗은 대신 하나의 새로운 능력을 주신 자연의 공정함이 아닐까? 그 사진들을 실제로 보고 싶은 나의 마음은 어린 아이가 만화 영화 주인공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다름이 아닐 것이다. 케이에게는 남창인 팀이라는 친구가 있다. 아름다운 육체를 맘껏 자랑하면서 어두운 골목의 왕처럼 군림하던 그가 어느 날 무참하게 토막난 채로 발견된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두려운 목소리의 마지막 전화를 기억하는 케이는 팀을 잃은 상실감을 범인을 찾고자 하는데 쏟아 붓는다.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로 묻혀버린 전직 경찰인 아버지의 비밀이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었다.

 소설은 그 분량답게 수많은 사람들의 등장을 치밀하게 엮어서 필연적인 진실로 가는 과정을 내게 열어 보여주었다. 치명적 매력을 갖춘 아름다운 인물들은 이 세계 안에서 맘껏 취하고 욕망하고 악을 내뿜는다. 꽉 찬 구성과 매력적인 인물, 물 흐르는 듯한 호흡의 문체와 흥미로운 사건들이 소설을 읽는 재미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내가 찾은 오자

  495쪽 17쪽 천장의 높이는 칠판 미터  ->천장의 높이는 칠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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