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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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처음 접한 것은 2회 수상작인 <위저드 베이커리> 였다.(관련:http://blog.naver.com/echojaj1/64785895) 마치 아이의 마음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듯한 그 소설을 읽고 한동안 동네의 작은 빵집(지금은 사라진)이 예사롭게 보이질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소설 <완득이>를 읽고 나니, 거리의 고등학생(낮에 보기 힘든)들이 낯설지 않고 동네의 낡은 체육관이 눈에 들어온다. 도완득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 완득이는 이미 어린 시절 아버지의 키를 넘어섰다. 남들이 자기 아버지를 건드리는 말을 하기만 하면 자기도 모르게 자동으로 주먹이 나간다. 그러니 쌈꾼이다. 담임인 똥주는 그런 완득이의 아픈 데를 자꾸자꾸 건드리는 소리를 크게도 지껄인다. 수급품을 줘 놓고는 밤증에 자기집으로 던지라고 소리도 지른다. 야자를 하는 아이들에게 "서울대 갈 놈은 다 정해졌는데,  무슨 공부냐"고 아이들의 기를 죽이는 소리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어쩌다 보니 담임의 옆 집에 살게 된 완득이는 하루 진종일 담임의 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담임이 동네 교회에 드나들길래 교회에 가서 기도도 한다. 일주일 안에 담임 똥주를 꼭 죽여달라고...... 그런데 자꾸만 담임이 참견하는 게 짜증스럽기만 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가끔은 밥도 같이 먹게 된다. 입만 열면 막말을 하지만, 알고 보면 아주 나쁜 담임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일반적이라는 생각들 - 양친 부모가 계시고 아버지가 돈 벌고 엄마는 살림하고, 자식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는 게 - 이 정상이라는 편견으로 우리를 미혹한다. 그러나, 다양하기만한 이 세상에 무엇이 정상이 무엇이 비정상인지 누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아버지가 키가 유난히 작거나, 삼촌이 말을 더듬는 것이 비정상일까? 대학에 갈 생각이 없는 고등학생은 비정상일까? 그러면 꼭 인서울(in seoul) 할 생각을 가진 여학생이 킥복싱을 하는 가난한 남학생의 매니저를 해 주는 것은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나는 꼭 완득이네 담임 똥주같은 담임을 만나고 싶은데 그건 비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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