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모방범을 읽으며/ echojaj
 

 "가장 두려운 것은 인생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야.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아무런 자극도 없는 인생을 보낼 바에야 죽는 편이 낫다는 그런 지향성 "
모방범 3권, 303쪽
 
 
 인간의 본성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소설 모방범 전권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떠오르던 의문이었다.
나름대로는 삶의 깊은 의미를 훔쳐볼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인간이라는 이 생물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게 과연 있기는 한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든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공인된 범위 내에서 추구하려는 것이 평범한 인간의 보편적인 소망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타인의 감정을 자기의 잣대로 판단하고 그의 행복을 나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이 소설의 주인공(?) 피스의 가치관은 진정 그 미치광이 한 사람의 생각일까?
 
 이 책의 소문을 듣게 된 것은 일본 소설에 대한 오랜 편견을 버리고 막 일본 추리 소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시기였다. 일본 문화 특유의 세심함과 무심함이 교묘하게 얽히고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생경한 그 느낌은 한동안 나를 사로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보다 잔혹하고 보다 예의바른 그 묘한 사회의 모습에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다양한 작가와 많은 수의 작품들이(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일본소설이 번역되어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상실의 시대> 이후로 처음 다가간 나를 사로잡았다. 일본 소설의 매니아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이 추천하는 책 중에 공통적으로 이 소설 <모방범>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결코 짧다고할 수 없는 분량의 책이 그것도 세 권이나 되는 지라, 이 책을 사서 서가에 모셔두고도 쉽게 첫 장을 열지 못하게 했다. 2년이 넘는 세월을 묵혀두다가 드디어 첫 장을 열고도 한동안은 그 재미에 푹 빠지지 못했다. 이기적이고 잔인한 묘사들이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탄탄한 짜임새와 매끄러운 진행 또 방황하고 괴로와하는 주인공들이 나를 이끌었다.
 
  부녀자 납치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사건이다. 우리는 그 소식을 들으면서 두려워하고 걱정을 하면서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누구에게나 남의 일이 될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도 말이다.
 
" 거짓말은 반드시 들통이 나.
진실이란 건 말이지 네 놈이 아무리 멀리까지 가서 버리고 오더라도
반드시 너한테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어. " 
모방범 3권 5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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