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언젠가는 어른이 되기는 되는 걸까?

천지는 인생이란 것이 그리 무거웠을까?

고작 중 1의 나이에 무슨 절망이 그리 깊을까.

지금의 눈에는 한 없이 작은 아이라고 생각되지만, 돌이켜 보면 나도 그 나이에는 내가 다 큰 어른인 줄 알았다.

가장 큰 고민은 친구 문제였던 것도 기억난다. 또래 집단과 관련된 문제들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고, 또 기운나게 했던 것도 기억난다.

국민학교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 늘 우리집에 들러서 함께 등교하던 친구였다. 얼굴도 예쁘고 착했던 그 친구. 어느 날 아침 아무리 기다려도 친구가 오질 않았다. 집에 전화했더니 나갔단다. 허둥지둥 학교에 간 나에게 그 아이는 인사조차 하질 않았다. 왜 그러냐는 질문에 너도 알지 않느냐던 그 대답을 잊을 길이 없다. 문제는 나는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 날 오후 제 풀에 풀린 그 친구와 집으로 함께 돌아오면서 많이 재잘거렸지만, 아직도 그 친구가 화가 났던 이유를 모른다. 아마도 그 친구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의 기억이란 어쩌면 그렇게 이기적이고 왜곡되는 것인지.

천지의 기억이 그렇고, 화연의 기억이 그럴 것이다. 만지도 미라도 그럴 것이다. 누구든 자기에게 유리하게 기억을 하게 된다.

내가 타인에게 준 상처는 그럴 만한 것이었고, 타인이 내게 준 상처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누가 누구를 힘들게 하고, 누가 누구를 괴롭힌 것인지 나중에는 알 수 없게 되어바리기까지 그들은 서로를 아프게 한다.

 

중학교 1학년.

그 작은 머리들 속에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그 작은 가슴이 얼마나 아픈 것이지.

아이야, 그러지 마라.

그렇게 일찍 놓아버리기에는 너무나 좋은 것들이 많은 세상이란다.

네 어미는 가슴이 찢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