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의 지붕
마보드 세라지 지음, 민승남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까지 참으로 무식했다. 이란 사람들이 아랍인인 줄 알았다. 그들의 종교가 이슬람이고 지정학적 위치도 그렇고 해서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구별은 못하지만 다들 부리부리한 눈에 덥수룩한 수염에 흰 터번에...... 그러니 그럴 법도 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이 책 <테헤란의 지붕>을 보니 아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 이란인의 직접적인 조상은 인도-유럽어족의 한 갈래인 아리아인이다. 이들이 고원에 들어온 것은 기원전 2500년 쯤으로 추정된다. 중앙아시아 초원에 살던 아리아인들은 기원전 4000년~3000년 무렵에 이동해서 일부는 유럽에 들어가 게르만, 슬라브, 라틴의 원조가 되었고 일부는 남쪽의 고원에 정착해 이란인이 되었다. 더 밑으로, 더 남쪽으로 내려간 사람들은 인도에 진출해 원주민이던 드라비다인들을 제치고 현재의 인도인들의 조상이 됐다.- 위키 백과 사전http://ko.wikipedia.org/wiki "   그러니 태생부터가 아랍인과는 다른 것이다. 그들은 나라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이란의 정식 명칭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이다) 이슬람을 믿는다. 소설의 내용도 내내 신에 대한 찬미와 신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지난 번 아프카니스탄을 다룬 소설과는 다르게 훨씬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집안에서의 생활도 남녀의 차별을 느끼기에 어려웠고 - 오히려 아내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 남녀 간의 사랑도 외출도 훨씬 자유로웠다.

 시대적 배경은 1973년과 1974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이다. 시작부터 정신병원과 아름다운 테헤란의 골목이 중첩되어 내용이 우울할 것이라는 조짐이 보였다. 당시는 팔라비 왕조가 집권하던 시기로 왕에 대한 반발은 곧 죽음이었다. 미국의 영향으로 그들에게는 비밀경찰 사비크가 있었는데, 그들은 반정부 세력을 감시히고 고문하고 괴롭히는 등 우리와도 낯설지 않은 활동을 보여주었다.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민중들의 불만이 팽배하던 시절, 주인공 파샤는 옆집의 아름다운 자리를 사랑하는 마음에 스스로 괴로웠다. 절친한 아메드와 더운 밤을 지붕에서 지내면서 그들은 우울하지만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선생님께 야단을 맞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그들의 행복한 세월은 파샤의 정신적 지주인 닥터가 체포되면서 끝장이 난다. 파샤는 그의 체포에 원치않는 일익을 담당한 괴로움에 고통스러워하고 왕과 정부와 사비크에 대한 미움이 고조된다. 그러던 중 사랑하는 자리는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파샤는 정신병원에서 깨어난다.

 무더운 테헤란의 아름다운 밤, 아메드와 나누는 깊은 우정과 부모와 이웃간의 깊은 우애,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은 이 소설의 매력을 한층 더 한다. 불안한 정국과 닫힌 사회에서 극심한 사춘기를 겪는 파샤의 아름다운 성장기는 어찌보면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는 이 곳에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공부가 싫고 부모와 세상이 싫은 우리의 아들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산다는 건 사막에서 길을 잃는 것과 같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안내자라곤 하늘의 별들밖에 없는 사막에서 "

                            - 본문 4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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