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관음 1
하이옌 지음, 김태성 옮김 / 아우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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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많이 읽고 또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책 중에는 일본 소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많은 독자들이 일본 소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좋아하는 작가가 있어 그의 신작이 나오면 출간 즉시 구매하기도 한다. 심지어 특정 작가는 마니아층까지 형성되어 있어 국내 작가들보다 더 인기를 끌기도 한다. 그런데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근접한 나라이고 여러가지로 정서도 비슷하며 역사적으로도 매우 긴밀한 연관 관계를 가진 중국의 소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일부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기도 하고 그 작품성과 흥미가 인정받아 꾸준히 읽히기도 하지만 일본 소설의 그것과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와는 많이 다른 사회구조와 풍토가 그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것들이 변하고는 있지만, 중국은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이고 국가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은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삶에 대한 기록에 우리가 쉽게 동화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꿈과 희망과 이상이 우리와는 좀 다를 것이라는 선입견도 그렇다.
 그러나 이 책 <옥관음1, 2>는 그런 생각을 불식하게 한다. 중국 젊은이들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이 소설은 두 권이라는 분량과 낯선 지명과 풍토, 사회제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삶에 대한 희망은 다르지 않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주인공 양 루이는 멀끔한 외모와 멋진 화술, 그리고 높은 학력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바람둥이다. 그는 자신의 외모로 인해서 높은 급여와 복지가 보장되는 회사에 취직을 하고 사장의 동생과 결혼 약속까지 하게 된다. 그야말로 중국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바라마지 않는 행운을 걸머쥔 양 루이의 삶에 일생의 연인이 될 안신이 등장한다. 소녀같은 외모의 청순한 그녀는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여자. 출세가 보장된 길을 앞에 둔 양 루이는 이 안신에게 급격히 빠져들고 급기야는 탄탄대로이던 자신의 삶을 버리기에 이른다. 그가 바라는 것은 안신의 사랑 하나 뿐이었다. 그러나 청순 가련하기만한 안신은 알면 알 수록 비밀이 많은 여자였다. 끝도 없이 나오는 그녀의 놀라운 과거는 양 루이를 혼란에 빠뜨리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안신의 행복 뿐이다.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이 시대의 샹그리라라고 불리는 윈난과 베이징, 로스엔젤러스를 넘나들며 펼치는 양 루이의 사랑의 여정은 세상의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어느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건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평안하고 행복한 사람을 살기를 바란다. 또한 진정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얻는 부와 명예는 허망하다는 것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 나는 매일 밤 불을 끄기 전 침실과 거실 사이의 문을 열어 놓는다.

   혹시 깊은 잠에 빠져 한 밤중에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할까봐 "

                                                          - 옥관음 2,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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