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런던으로 출근한다 - 해외 취업 2년차, 좌충우돌 고군분투 런던 직장인 리포트 ㅣ 해외 취업 경험담 시리즈 (에디션더블유)
안주현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아침 신문에 '400만 백수 시대'라는 말이 나왔다. 또 텔레비전에서는 30-40대의 프리터족들이 늘고 있다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오가는 가장들을 다루었다. 둘 다 오늘 아침에 들은 정보였다. 날이 갈수록 안정된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과제인 것이다. 자기 고민을 얘기하는 글들을 우연히 보았는데, 젊은 주부들은 자녀교육 문제와 집, 그리고 출산이 고민이고 나이가 든 사람들은 자기를 찾고 싶다거나 은퇴 후에 무슨일을 할 것인가. 또 직장인들 중에는 전망도 없고 대우도 좋지 않은 이 일을 계속할 것인가가 고민이었지만, 20대의 청년들은 그 고민들을 다 행복한 고민이라고 표현했다. 무엇이든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그리도 부러운 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요즘 젊은이들이 측은하기까지도 하다. 지금 내가 하는 이 일이 비록 지겹고 그만두고 싶을지라도 이 얼마나 행복한 고민인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나는 런던으로 출근한다>는 그 시야를 세계로 넓힌다는 점에서 아주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 좁디좁은 이 나라에서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외국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야말로 발상의 뚜렷한 전환이 아닌가. 물론 외국의 상황들도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아닌 듯하다. 다들 자국에서 실업난이 심각해짐에 따라서 외국인들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지은 저자의 경우는 틈새를 아주 잘 노렸다고 생각한다. 그가 하는 일은 저작권을 사고 파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출판 관행과는 달리 미리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그 아이디어를 파는 것이다. 회사에서 구상한 책의 아이디어를 구매자들에게 세일즈를 하고 작가를 섭외하고 책을 만들어서 납품하는 방식이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출판일을 꾸준히 해 온 그는 그 일이 많은 외국인을 필요로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외국의 회사에 책을 팔아야하니 말이다. 그는 자신의 영어 능력과 그 동안의 경험을 가지고 외국 취업을 구상했고 영국의 고급인력프로그램(HSMP) 지원했다. 영국에서는 고국에서의 일정한 학력과 소득과 나이에 점수를 매겨서 고급인력들의 취업을 허가하는 제도가 있다. 훌륭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 데려가겠다는 심보가 괘씸하긴 하지만, 자국민들의 취업도 어려운 형국이니 그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려움을 뚫고 외국의 취업에 성공한 그는 처음에는 고생을 했지만, 이젠 좋은 회사에 자리를 잡고 행복한 생활을 한다고 한다. 휴일을 즐기고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하면서 만들고 싶은 책을 좋은 사람들과 만드는 그가 많이 부럽기도 하다. 그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성은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잘도 소개해 놓았다. 누구나 일생의 한 번쯤은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지 않은가 말이다.
초등학생조차 안정된 직장을 찾겠다고 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너무 한 곳만 바라보지 말고 더 넓게 더 멀리 우리의 앞날을 설계하는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