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플 오브 더 북
제럴딘 브룩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세상의 그 어떤 정치가의 달변보다 어쩌면 한 권의 책이 우리에게 더 큰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바로 이 책 <피플 오브 더 북>이 그렇다.
모든 사람들이 따르는 그 책은 바로 유대인의 유월절 명절에 쓰이는 의례집 <하가다>.
이 책은 유대인과 기독교인 그리고 이슬람인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14세기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인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던 중세 스페인의 '콘비벤시아' 시대에 만들어져 이탈리아를 거쳐서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까지 이른 이 책 <사라예보 하가다>를 따라가는 그 긴 여정은 유대인 핍박의 여정이다.
처음 시작은 1996년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이다.
주인공 해나가 사라예보에 도착하는 것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전쟁중에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하가다>가 구출되었다는 것이다.
해나는 그 <하가다>를 복원하는 일을 맡았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살아있고 아직도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그 도시, 사라예보에서 그녀는 어두운 매력의 쿠스토스 오즈렌에게 빠진다.
<하가다>를 살펴보며 발견한 곤충의 날개와 깃털과 얼룩, 소금과 하얀털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하가다>의 과거를 들려준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사라예보에서 롤라를 구한 세리프, 죔쇠가 사라진 빈, 유대인의 핍박이 심했던 베네치아의 조반니, 타라고나의 유대처녀 루티, 그리고 화가인 이슬람 처녀 자라. 이들은 인류의 원형이며 역사의 증인들이다. 그들의 손을 거친 <하가다>는 더이상 하나의 책이 아닌 인류 통합의 메시지이며, 종교를 초월한 더 높은 신의 뜻을 들려준다.
개인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방황하는 우리네 삶을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