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엊그제 동생의 블로그에 새 사진이 떴다.
짧은 베이징 여행 중의 사진인 모양이다.
그 중에 눈에 확 띄는 사진은 바로 육포 사진이었다.
어찌나 생생한지 육포의 질감이 살아있던 그 사진을 보면서 언젠가 저것을 꼭 먹어보리라 생각을 했다.
그 육포는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에서 보고 점찍어 둔 바로 그것이었다.
싱가포르에 본점을 두고 있다는 비첸향의 그 육포말이다. 베이징에도 분점이 있다는군.
 
이 책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는 맛난 사진들 때문에 몹쓸 책이다.
아니 단지 사진때문만은 아니다. 그 곳의 풍경과 그 곳의 사람들보다 더 먼저 그 곳의 먹을거리를 들여다보게 하는 책.
이 세상에는 너무도 맛난 것들이 많아서 차마 삶의 끈을 못 놓게 할 것 같은 책이다.
어제 체중계를 깨뜨릴 뻔한 내가 읽기에는 몹시도 부적절한 책인 것이다.
기내식으로 시작되는 여행의 음식은 세계 공통의 스타벅스 커피로 잠시 위안을 삼으며 새로운 맛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무성의한 식당에 분노하면서 저자는 동네 사람이 많은 식당을 추천한다. 홍콩에서는 우아하게 애프터눈 티를 즐기고(한 번의 호사는 가끔은 삶을 지탱케 해주는 선물이니 말이다.) 사르르 녹는 에그타르트는 입 안의 행복이겠지. 스페인의 당분 충실한 아침은 또 어떨까? 싸고도 맛난 와인들은 먼 나라의 이방인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할 것이다. 엄청난 크기의 터키빵 에크멕, 신나는 태국의 수상시장(실제 가 보니 너무 장삿속이 보여서 좀 서운했었다.)의 과일들,  깔끔하고 예쁘지만 엄청나게 비싼 교토의 계란말이. 이것들을 모두 다 먹어 볼 원대한 꿈이 생겼다. 우선 제일 먼저 스페인의 밥되는 술 안주, 핀초!!!!
 
한 때는 맥도날드와 바게트로 여행의 식사를 대부분 해결하던 저자는 30여회의 해외여행 경험으로 입으로 코로 눈으로 귀로 그 나라를 느끼게 되었단다. 이 여름의 모처럼 휴가동안 호텔 양식 뷔페와 한식을 찾아 먹어본 나는 억울하기도 하고 저자가 부럽기도 하다. 특히 예전 여행에서 그 나라의 음식을 먹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던 고수(코리앤더)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부러웠다. 얼마나 먹어보면 고수를 사랑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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